투자자 김진수씨(38)는 미국 · 유럽증시가 밤 사이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급락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전날 국내 증시 마감 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코스피200 야간선물'을 미리 매도해 놨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 아침 코스피지수는 1% 이상 급락하며 출발했지만 김씨는 미리 팔아 놓은 선물을 싼 값에 되사들여 손실을 메웠다.

작년 11월 개장한 야간선물시장이 투자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주식시장이 1년째 박스권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데다 툭하면 터져 나오는 해외 악재에 시장 분위기가 수시로 바뀌면서 리스크(위험)를 헤지하기 위한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상관관계가 높은 미국 증시의 출렁임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야간선물의 장점으로 부각되며 밤을 잊은 '올빼미' 투자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선물 · 옵션은 이처럼 현물(주식)시장의 가격 하락에 대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투자 방법이다. 물론 하락장에서 반등을 예견하고 미리 싼 가격에 선물을 사는 전략도 가능하다. 코스피지수와 연계된 지수선물 외에 종목 주가를 기반으로 한 주식선물도 25종목이나 상장돼 있다.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등 대부분은 주가가 비싼 종목들이 기초자산이다. 적은 자금으로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증거금이 낮은 주식선물이 제격이다.

선물 · 옵션은 크게 △헤지거래 △레버리지(차입) 투자 △차익거래로 나눌 수 있다. 헤지거래는 앞선 사례처럼 현물과 반대되는 포지션을 취함으로써 주가 등락에 따른 손익의 변동성을 줄이는 전략이다. 주식선물은 현물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 이를 잘만 활용하면 주식에 직접 투자했을 때보다 5배 이상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 현물(주식)과 주식선물을 동시에 매매하는 '롱-쇼트 전략'은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기관의 차익거래와 유사한 투자방식이다. 선물 · 옵션거래는 요즘처럼 전망이 불투명하고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효과적이다. 주가가 갑작스럽게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고 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다만 레버리지 효과가 큰 만큼 한꺼번에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세밀하게 투자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