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형 회장은 직원들로부터 '푸근한 분'이라는 애정어린 평가를 받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이면서도 24년을 한결같이 임직원들과 같은 하얀색 근무복을 입고,사원 식당에서도 아무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한다. 직원들도 우 회장과 격의없이 어울리며 대화를 나눈다.

우 회장은 재무와 기술 양쪽에 모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양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1980년 입사한 뒤 모교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1991년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회의석상에 올려진 보고서를 훑으면서 복잡한 환율과 회계 관련 수치를 즉석에서 암산으로 계산할 정도로 숫자에 밝다. 또 수천개에 달하는 복사기 부품 하나하나를 꿰뚫고 있으며 제품 구조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사혼상재(士魂商材)'라는 개성상인의 전통대로 선비 풍모가 배어난다는 게 우 회장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평가다. 그의 집무실은 면적은 작지만 넓은 유리창 너머로 앞에는 연못이,옆에는 작은 정원이 있어 전통 양반가의 서재를 연상시킨다. 서가의 책들에는 손때가 묻어 있다. 매일 오후 짬을 내 혼자만의 사색 시간을 갖는데 주로 책을 보며 경영 구상을 한다고 한다. 평소 미술에도 관심이 많아 갤러리를 종종 방문한다. 하지만 따로 작품을 수집해 대규모 컬렉션을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지는 않는다고 한다.

우 회장은 서울고 재학 시절 육상선수로 활약했을 정도로 젊은 시절 운동을 즐겼다. 지금도 주말마다 짬을 내 서울 근교의 검단산 청계산 등을 오른다. 임직원들과 함께 설악산 한라산 등 주요 명산을 오르면서 젊은이 못지 않은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