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 위기에 처한 그리스가 국가 소유의 섬을 매각하거나 장기 임대하는 방식으로 자본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4일 "그리스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중해 연안의 6000여개 섬 중 일부를 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유력한 매각 후보지는 그리스 최고의 휴양지로 알려진 미코노스섬이다. 미코노스섬은 섬 면적의 3분의 1이 정부 소유이며,그리스 정부는 이 지역에 호화 복합관광단지를 개발하거나 투자할 자본가를 찾고 있다. 역사유적이 풍부한 로데스섬도 주요 매물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가디언은 "주로 러시아와 중국의 투자자들이 자국 부유층의 관광 수요를 고려해 섬 매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구단을 소유하고 있는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도 그리스섬 매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스 정부가 검토 중인 섬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대규모 국가부채로 고전하고 있는 그리스 재정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그리스령 섬 대부분이 200만유로 이하의 저가로 추정되지만 '알짜 자산'도 적지 않다. 민간이 소유한 499만7867㎡ 면적의 나프시카섬은 추정가가 1500만유로에 이른다.

마키스 페르디카리스 그리스 정부 도서(島嶼)자산 담당관은 "섬들을 매각하는 것은 매우 슬픈 일로,그리스 국민 소유 자산을 파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