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레이크쇼어 2301 맥코믹플레이스.전미기업교육협회(ASTD · American Society for Training and Development) 연례 컨퍼런스가 열린 이곳의 한 강의장에서 '훌륭한 직무교육 지도자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의가 한창이었다.

"나눠드린 뉴스레터를 보고 업무에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어나서 옆 사람과 어떻게 적용할지 논의해 보세요. "

강연을 맡은 밥 파이크 더밥파이크그룹 대표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여기 저기에서 참석자들이 일어나 앞뒤,옆 사람과 열띤 토론을 시작했다. 5분 뒤 모든 참석자들이 자연스레 토론에 참여하면서 강연장인 그랜드볼룸은 토론자들의 웅성거림으로 가득찼다.

밥 파이크 대표는 "훌륭한 직무교육은 이처럼 가치를 추가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좌중을 정돈시킨 뒤 강연을 이어갔다.

◆트위터,블로그 활용한 '소셜러닝' 화두

미국의 주요 대학과 기업,교육업체,컨설팅업체들이 모여 인재개발(HRD · Human Resource Develpoment)을 논의하는 대표 행사인 이번 ASTD 컨퍼런스 행사의 최대 화두는 '소셜 러닝(Social Learning)'이었다.

빙햄 회장은 전날 기조강연을 통해 "2000년대 세대들은 인터넷,모바일,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배우고 협력해 콘텐츠를 생산한다"며 "대학교육이나 기업의 직무교육 등 모든 인재개발 교육은 소셜 미디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인터넷이나 모바일,트위터 등을 활용한 쌍방향,비정형화(informal)된 교육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교육 전문 업체인 버진앤어소시어츠의 조시 버진 대표는 "미국 기업 1000곳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 교육담당 임원의 64%는 블로그를 통한 멘토링 등 비공식적인 교육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믿는다고 응답했지만,여전히 기업 교육 예산의 3분의 2 이상이 기존의 일방적인 교육 방식에 투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진 대표는 3년 이내에 대부분 기업들이 웹 2.0같은 교육도구(tool)를 전면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젠 브라질의 한 피자헛 지점에서 새로운 피자를 히트시키면 다음 날 곧바로 한국의 피자헛 매장에서 같은 피자를 맛볼 수 있습니다. 제조비법을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날 컨퍼런스에서 만난 피자헛,KFC,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얌 브랜드(YUM Brands Inc)의 부사장 롭 로버 ASTD 이사회 의장은 소셜러닝과 기업 생산활동의 연관성을 이처럼 쉽게 설명했다.

◆삼성,LG 등 한국 대기업들 열기 뜨거워

70개국 8500여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인재개발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ASTD 컨퍼런스에 한국기업들의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이번 행사를 위해 삼성그룹은 계열사 HR 담당자 42명,LG그룹 16명,포스코 6명을 컨퍼런스에 파견하는 등 4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선유철 한국능률협회 글로벌교육PU 본부장은 "인재개발은 기업의 성과와 직결된다는 점이 최근 부각되고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에서 HR가 기업의 핵심역량을 키우는 전략적 기능이라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시카고(미국)=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