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당장 다음 달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남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3분기로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올해는 중국 경제에 가장 복잡한 해가 될 것"(원자바오 중국 총리)이라는 예상처럼 경기과열에 대한 해법과 출구전략이 복잡하게 엇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로이터통신 중국경제망 등에 따르면 리다오쿠이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전날 "금리 인상이 예금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감을 낮출 수 있다"며 "금리를 올릴 여건이 성숙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8%로 18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UBS의 왕타오 이코노미스트도 "인플레 압력이 커지면서 조기 금리 인상 사이클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며 "다음 달 첫 번째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의 쑨밍춘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일 은행 지급준비율을 올림으로써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줄었다"면서도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부의 올해 억제 목표치인) 3%를 웃돌아 늦어도 다음 달엔 0.27%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싱예은행의 루정웨이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시 "중국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을 때 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오는 6~9월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조기 금리 인상은 성급하다는 시각도 여전히 적지 않다. 중국 경제일보는 △부동산 긴축과 △미 ·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에다 △일부 업종이 과잉공급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 은행은 물론 전체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바클레이즈의 펑원성 이코노미스트는 "남유럽의 재정위기 진전 상황에 따라 중국의 금리 인상이 3분기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연합(EU)은 중국의 최대 교역 대상이다.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CICC)의 하지밍 이코노미스트도 "경기과열과 인플레 억제를 위한 긴축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겹칠 경우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