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히게 뜨거운 아스팔트 온도와 귀청을 울리는 자동차 배기음.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꿨을 자동차 경주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사람들이 모인 곳이 바로 르노삼성자동차의 '에쓰오일 토탈 SM3 레이싱팀'이다.
르노삼성의 사내 레이싱팀은 엔지니어와 디자이너,서비스 기술자 등 18명의 직원이 2007년 창단했다. 뉴 SM3 레이스카로 국내 최정상급 대회인 '슈퍼레이스'에 출전하고 있다.
비록 레이싱을 직업으로 하는 프로팀은 아니지만 자동차 회사 직원들로 구성된 팀답게 차량에 대한 전문지식과 열정은 어느 팀에 못지 않다. 단순한 취미의 차원을 넘어 숨막히는 레이싱 서킷에서 승부를 겨뤄야 하기에 팀원들의 카 레이싱에 대한 태도는 진지하다 못해 비장할 정도다. 최고 160~180㎞/h로 달리며 0.1초를 다투는 자동차 경주에서 조그만 실수도 용납될 수 없는 만큼 레이싱이 펼쳐지는 현장에선 늘 긴장감이 감돈다.
최용석 레이싱팀 단장(프로젝트팀 부장)은 "팀원과 드라이버는 사내 공지를 통해 이론시험,실전테스트를 통해 선발한다"며 "드라이버의 경우 2명 모집에 200명까지 모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회사 직원들로 구성된 팀인 만큼 팀원들의 카레이싱 관련 경력 또한 대단하다. 팀의 감독을 맡고 있는 김영관 차장(차량 상품성 담당 연구원)은 18년 째 활동 중인 베테랑 카레이서다. 그의 두 아들 또한 현역 레이서로 활동 중이어서 부자 레이서 집안인 셈이다.
팀의 드라이버인 여진협 선수(디자인팀 리더)는 2008년 CJ 슈퍼레이스 5전에서 SM3(현 SM3 CE) 레이스카를 몰고 당당히 우승한 수준급 레이서이다. 윤용화 선수(서비스팀 사원) 또한 국내 GT 마스터스 시리즈에 꾸준히 출전하며 기량을 쌓은 준 프로급 선수다.
기술지원과 운영을 맡고 있는 팀원들도 학창시절 스스로 자동차를 제작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은 기본이고 현재 F1 코리아 그랑프리에 경기진행요원으로 참여할 정도로 레이싱에 대한 탄탄한 기본기와 열정을 지니고 있다.
본 업무로 다져진 자동차에 대한 지식은 고스란히 레이스카에 전달된다. 차량의 기본적인 외장 디자인은 물론 기술적인 세팅과 튜닝 또한 팀원들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자동차 엔지니어 신분으로 레이싱팀에 속해있기 때문에 업무 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팀원들은 각자의 업무를 마친 후 개인시간을 이용해 레이스카 제작과 튜닝 작업을 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미팅을 갖고 레이스카의 기술적인 분석과 경기 전략 등을 점검하고 있다.
드라이버들은 주말 동안 서킷에서 레이스카를 주행하며 실전 감각을 키운다. 비시즌 중엔 카트 트랙에서 카트 레이싱 대회를 열고 팀원들 간 화합을 다지기도 한다. 비록 친목도모 차원이지만 팀원들의 스피드에 대한 열정과 승부욕은 실전을 방불케 한다. 본업인 회사 업무는 물론 1년 내내 자동차와 레이싱 트랙에서 떠나지 못하는 '자동차 환자'들인 셈이다.
레이싱팀을 운영하려면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회사 측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기술 제공은 물론 부품조달까지 내부 지원이 원활하다. 외부 기업들과의 스폰서 계약을 통해서도 경주차량 제작 및 대회 참가비용을 마련하고 있다.
개인적인 취미생활을 넘어 회사 홍보의 일선에 선다는 자부심으로 뭉친 팀원들. 부산모터쇼에서 선보인 뉴 SM3 2.0 레이스카로 올 시즌 화끈한 승부를 보여주기 위해 오늘도 땀을 흘리고 있다.
전세환 레이싱팀 매니저(르노삼성 차체설계 담당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