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영 상황은 "위기"

전세계적인 대규모 리콜(결함시정) 사태로 위기를 맞고 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5일 일본 나고야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고객에게 사죄한다”고 말했다.

도요다 사장은 회견을 통해 "최근 세계적인 대량 리콜로 고객들에게 심려와 폐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자동차를 통한 지역사회의 기여는 도요타 초창기부터 중요한 원칙이었다"며 "도요타는 ‘더 나은 자동차를 만들자’는 구호아래 진정한 고객제일주의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되새겨볼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불거진 자사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 제동장치 이상과 관련해서는 "현재 판매되는 신차는 이미 문제가 해결된 상태"라며 "기존 판매분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빨리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사내에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리콜 사태로 자사 차량의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도요다 사장은 "글로벌 품질특별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라며 "시간이 흐르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조사를 진행 중인) 미국 당국에는 진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요타의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해서는 "위기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신뢰회복을 위해 일치단결해 협력해 나가는 것이 내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말했다.

도요다 사장의 이날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 일본 교도통신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모두 인명과 관련되는 자동차의 핵심 기능"이라며 "일본 국토교통상이 '고객의 관점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한 것이 국민의 목소리라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아울러 도요다 사장이 "구체적인 대책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며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론이 고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요타자동차의 최고경영자가 이번 리콜사태와 관련해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사과와 해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요다 사장은 이번 사태 이후 리콜 문제를 짧게 언급한 바 있으나, 이날 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죄를 표명했다.

도요다 사장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 중이던 지난달 29일 일본 NHK방송에 출연, "고객을 불안하게 만든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사죄'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한 층 더 몸을 낮췄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