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지난 1일 시장 추정치에 부합하는 양호한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올해 실적 및 주가 전망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올해 실적과 그에 따른 주가 전망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경기 개선 전망을 고려한 이마트의 성장세 회복과 삼성생명 지분 가치 부각 등을 감안,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좀 더 우세하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신세계 영업이익은 1조466억원을 기록, 지난해보다 13.8% 성장할 것"이라며 "백화점과 이마트 두 부문 모두 기저 효과를 바탕으로 성장세가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유주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백화점 부문에서의 신세계 강남점 약진, 의류 매출 회복 등을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이 확보됐다"며 "이마트 부문의 경우 최저가 시행으로 고객이탈을 막을 수 있고, 구매객수 증가로 7.0% 수준의 할인점 업계 최고 영업이익률은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유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 지분가치를 제외해도 현재 주가는 올해 예상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11.0배로 저평가 상태"라고 평가했다.

실적 안정성 등이 돋보이면서 조정장에서 방어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 상장에 따른 자산가치 부각 등 신세계 주가의 긍정적 모멘텀(상승요인)에 대해 주식시장이 다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최근 주식시장 조정에서 방어주의 역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점진적으로 저점 매수하는 전략이 의미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마트의 성장세 둔화 전망 등을 근거로 보수적인 투자의견을 내놓고 있다. 할인점 성장 둔화와 이를 보완할 성장요인 부재로 인해 현재 주가가 받고 있는 프리미엄을 정당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백화점 부문의 경우 지난해 실적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신세계의 성장성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소득 및 소비양극화 심화와 저소득층 구매력 악화, SSM(기업형슈퍼마켓)에 따른 소비자 구매행태의 변화 등으로 인해 이마트의 부진이 올해도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시장 평균 대비 적지 않은 프리미엄이 적용된 현재의 수가 수준을 정당화하고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성장동력의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다"며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높지 않다는 것이 신세계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진단했다.

조기영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마트 가격인하 품목이 7만여 개의 SKU(Stock Keeping Unit·최소재고단위) 중 20여 개에 지나지 않아 실제 수익성에 크게 악영향이 없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제조업체와의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어 집객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GS리테일의 백화점·마트 매각과 관련,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주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남옥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GS리테일 백화점·마트 사업부 인수건은 신세계에 있어 '계륵(鷄肋)'"이라며 "신세계가 인수할 경우는 인수가격의 적정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경쟁사가 인수하면 기존 영업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온 가운데 이날 신세계는 4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후 2시36분 현재 신세계는 전 거래일보다 3.82% 내린 50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