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함북 라선특별시를 최초 경제자유무역지대로 지정한 지 18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합작기업 설립을 승인했다. 농 · 수산물 통조림 가공 · 유통업체인 ㈜매리가 그 주인공이다.

매리의 정한기 사장(사진 · 42)은 19일 "북측 개선총회사와 남북합작 농수산물 가공법인 '칠보산매리합작회사'에 대한 기업창설 승인을 지난해 12월18일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이하 민경련)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칠보산매리공장에서 일할 북측 근로자들의 1인당 평균 임금은 현재 개성공단의 57달러보다 낮은 30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라선특별시 안주동에 들어설 '칠보산매리'는 자본금 750만달러로 남측 매리와 북측 개선총회사가 각각 6 대 4로 투자,수산물과 농 · 토산물을 재료로 통조림 생산가공 · 수출판매 사업을 할 예정이다. ㈜매리는 한국과 중국에 무역회사 법인을 갖고 있으며,중국 내에 합자제조 공장 2곳을 운영하고 있다. 또 2008년 3월 북한 강성무역과 계약을 체결한 뒤 라선시에 강성매리사무소도 두고 있다.

정 사장은 라선시를 택한 이유에 대해 "라선시는 오른쪽은 러시아,왼쪽은 중국과 접경해 있는 '유통의 길목'인 데다 항구도 있어서 물류 통로로 활용하기에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보니 주로 중국인들을 채용하는데 라선시는 특구다 보니 중국 직원들 출입도 너무 편하다는 게 개성공단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입주할 공장 규모는 아직 내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종업원 수 200명인 칠보산매리에 다음 달 초까지 생산설비를 투입하고 기술지도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오는 3월부터 시범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