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中기업 해외서 역풍맞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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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 기업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은데는 국제 투자은행들이 사기성 있고 복잡한 파생 금융상품을 악의적으로 판매한 것과 큰 관계가 있다. "
중국 국영기업을 총괄하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의 리웨이 부주임(차관)은 지난주초 학습시보에 '금융파생상품 관리의 문제와 위험예방'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글로벌 투자은행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학습시보는 공산당 간부를 길러내는 당교(黨校)가 발간한다. 리 부주임은 국유기업 68곳이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원유,금리 등과 관련한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낸 손실이 114억위안(약 1조9380억원)에 이른다며 그 원인을 6가지 적시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들이 긴장한 것은 6번째 원인으로 지목한 대목.리 부주임은 기업 스스로 투기를 한 책임이 있다면서도 투자은행을 '괴수(罪魁禍首,재난을 일으킨 장본인)'라는 표현까지 쓰며 공격했다.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을 투자은행에 떠넘기려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국영 항공사들이 외국계 은행들과 맺은 항공유 가격 헤지 파생상품 계약 탓에 20억달러에 육박하는 손실을 입게 됐다는 소식이 나왔을때도 국유자산관리위는 성명을 통해 "국영기업이 법률수단을 동원해 권리를 보호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일부 파생상품 계약이 무효가 되도록 하는데 자국 기업에 도움을 주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국유자산감독위의 행보는 법정에서 책임을 가리면 될 기업의 일까지 정부가 개입하는 중국식 국가자본주의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이는 중국에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중국 국영기업=중국 국가'라는 인식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그렇다.
중국해양석유가 최근 미국의 석유업체 유노칼 인수에 좌절한 것은 미국내에서 국가안보 위협론이 불거졌기 때문이었다. 미국이 보기에 중국 국영기업은 중국 정부에 다름이 아니었다.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역풍을 맞는 게 중국 스스로 만든 측면이 있는 것이다. 중국은 미디어산업을 키워 중국식 사고와 관점을 세계에 퍼뜨릴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세계가 이를 우려스런 눈으로 보는 것은 중국식 관점이 왜곡돼 있지 않느냐 하는 점 때문이다.
오광진 국제부 기자 kjoh@hankyung.com
중국 국영기업을 총괄하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의 리웨이 부주임(차관)은 지난주초 학습시보에 '금융파생상품 관리의 문제와 위험예방'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글로벌 투자은행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학습시보는 공산당 간부를 길러내는 당교(黨校)가 발간한다. 리 부주임은 국유기업 68곳이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원유,금리 등과 관련한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낸 손실이 114억위안(약 1조9380억원)에 이른다며 그 원인을 6가지 적시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들이 긴장한 것은 6번째 원인으로 지목한 대목.리 부주임은 기업 스스로 투기를 한 책임이 있다면서도 투자은행을 '괴수(罪魁禍首,재난을 일으킨 장본인)'라는 표현까지 쓰며 공격했다.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을 투자은행에 떠넘기려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국영 항공사들이 외국계 은행들과 맺은 항공유 가격 헤지 파생상품 계약 탓에 20억달러에 육박하는 손실을 입게 됐다는 소식이 나왔을때도 국유자산관리위는 성명을 통해 "국영기업이 법률수단을 동원해 권리를 보호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일부 파생상품 계약이 무효가 되도록 하는데 자국 기업에 도움을 주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국유자산감독위의 행보는 법정에서 책임을 가리면 될 기업의 일까지 정부가 개입하는 중국식 국가자본주의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이는 중국에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중국 국영기업=중국 국가'라는 인식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그렇다.
중국해양석유가 최근 미국의 석유업체 유노칼 인수에 좌절한 것은 미국내에서 국가안보 위협론이 불거졌기 때문이었다. 미국이 보기에 중국 국영기업은 중국 정부에 다름이 아니었다.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역풍을 맞는 게 중국 스스로 만든 측면이 있는 것이다. 중국은 미디어산업을 키워 중국식 사고와 관점을 세계에 퍼뜨릴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세계가 이를 우려스런 눈으로 보는 것은 중국식 관점이 왜곡돼 있지 않느냐 하는 점 때문이다.
오광진 국제부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