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기억 원단으로 만든 골프 의류,종이보다 가벼운 100g짜리 등산복,외부 온도에 맞춰 체온 조절을 해주는 인공지능 트레이닝복….

스마트섬유 나노섬유 등 신섬유 기술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다양한 첨단 패션소재들이 등장하고 있다. 국내외 스포츠 의류 업계가 앞다퉈 고(高)기능성 의류 개발에 나서면서 신섬유의 상용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 중견 원단 제조업체인 영풍필텍스는 종이보다 가벼운 초경량 원단인 '에어셸'을 최근 선보였다. 에어셸로 만든 등산복(재킷) 무게는 100g으로 기존 스포츠용 원단인 고어텍스 무게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같은 면적의 종이보다 10% 더 가볍다. 나일론 소재의 극세사로 뽑은 에어셸은 일본에서 전량 들여오던 초경량 원단의 수입대체 효과도 거두고 있다.

국내 교직물 1위 업체인 영텍스타일은 형상기억원단인 '제니스'를 개발했다. 제니스를 소재로 사용한 골프 의류는 소매를 올려 옷이 늘어나거나 구김이 가도 자연스럽게 원래 형태로 복원된다.

인공지능형 원단도 이미 상용화 단계에 있다. 벤텍스는 의류를 착용한 사람의 체온을 조절해주는 '아이스필'과 '메가히트'를 소개했다. 아이스필은 원단에 자일리톨 성분을 가공,땀이 자일리톨과 반응할 때 3도 정도의 체열을 발산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반대로 메가히트는 섬유의 집열 · 단열 · 발열효과를 한꺼번에 활용,미량의 햇빛을 섬유 속에 축적할 수 있어 일반 섬유보다 표면 온도를 4도가량 높일 수 있는 보온섬유다. '아이스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중국,수단,스웨덴,아르헨티나 대표팀이 공식 유니폼 원단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한국봉제기술연구소는 옷을 입은 사람의 생체 신호 측정이 가능한 최첨단 트레이닝복을 개발 중이다. 전기가 통하는 전도사(絲)로 만든 이 옷은 심장 위치에 달린 섬유 소재 측정기가 호흡수와 심박수는 물론 운동량까지 계산,측정치를 손목시계 등을 통해 전달해준다. 트레이닝복 고유의 탄성과 기능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기술을 이전받은 코오롱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이 원단을 사용한 스포츠 의류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