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통해 골프대회를 시청하다 보면 동반 플레이어들이 함께 페어웨이나 그린을 향해 걸어가면서 대화하는 장면이 자주 눈에 띈다. 무슨 얘기를 나눌까. 대회에선 보통 3명의 선수가 함께 라운드하는데 패션에서부터 음식,취미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대화나 상대방의 컨디션 등 동반 플레이어와의 보이지 않는 '궁합'이 당일 스코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게 선수들의 설명이다.
이보미(21 · 하이마트)는 "동반 플레이어의 옷이 마음에 들면 어디서 구했는지 묻기도 한다. 귀걸이 목걸이 등 액세서리도 빼놓을 수 없는 대화 주제"라고 소개했다.
올해 신인왕에 도전 중인 안신애(19 · 퓨마골프)는 "친한 동기나 말하기 편한 언니들과는 많은 얘기를 나눈다"며 "최근 어떻게 지냈는지,숙소는 어디에 잡았고 음식은 어디에서 먹는지 등 가벼운 주제를 묻는다"고 말했다. "어떤 친구는 귀걸이가 멋있다거나 모자 색깔이 옷과 안 어울린다고 코디를 해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미국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최나연(22 · SK텔레콤)은 "후반에 샷이 흔들렸을 때 동반 플레이어인 (신)지애의 격려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샷이나 스코어 등에 대해서는 얘기를 자제한다. 특히 동반 플레이어 중 한 명의 스코어가 나쁠 때는 모두 잠잠할 수밖에 없다. 한 선수는 "플레이가 안 될 때는 동료가 위로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에요. 그럴 경우 모두들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해요. 경기가 잘 안 풀리는 선수가 먼저 말을 건네야 분위기도 좋아져요.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