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하토야마 총리가 '아시아 중시'를 천명(闡明)했을 때부터 일본의 변화는 어느 정도 짐작됐던 바다. 아시아 중시는 단순히 정치적 의미뿐만 아니라 경제적 의미도 포괄하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이는 한 · 일 FTA 등 경제협력에 대한 일본의 적극적이고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만한 것이었다.
돌이켜 보면 일본은 그동안 한 · 일 FTA 추진에 소극적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투자유치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내심 부품 · 소재산업의 취약성 등의 이유로 그 파장을 우려해왔던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하토야마 총리가 한 · 일 FTA 추진에 적극 나서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심각한 무역역조 시정 차원에서 우리가 요구해 왔던 기술이전 등과 관련해 일본의 우호적인 입장 변화가 있다면 한 · 일FTA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 여론도 상당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한 · 일 FTA의 진전은 동아시아 경제협력에도 큰 촉진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한 · 중 · 일 FTA 논의를 가속화시킬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재편되고 있고, 그동안 수출에 의존해 왔던 동아시아로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할 입장이란 점에서도 그렇다. 거듭 말하지만 한 · 일 정상들의 새로운 인식을 토대로 한 · 일 FTA를 진전시킬 수 있는 중대한 기회를 양국이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