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사람의 인상을 판단하는 시간은 고작해야 3초.상대방에 대한 외모,느낌,분위기 등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나온다. 최근 들어 이목구비가 예쁜 여성에 못지않게 매력적인 미소를 지닌 여성에게 보다 호감을 갖는 남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남에게 호감을 주는 미소를 만들려면 하얀 치아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조은주씨(28 · 여)는 최근 20대 초반의 매력적인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렇지만 현실은 딴 판.매일 아침 거울을 통해 보게 되는 자신의 누런 치아로 인해 자신감은 없어진 지 오래다. 화장할 때 나오는 것은 한숨이요, 스트레스 뿐이다. 대학 입학 이후 커피 녹차 콜라 등 치아를 착색시키는 기호식품들을 날이 갈수록 많이 섭취하면서 치아가 변색된 탓이다.

'황니(누런 치아)는 타고 나는 것이며 하얀 치아보다 더 튼튼하다'라는 속설이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치아는 두 개의 층으로 구성된다. 바깥 층은 희고 투명한 법랑질이고 안쪽은 연노랑 빛 상아질이다. 치아 색은 이들 법랑질과 상아질의 두께에 좌우된다. 즉 노란빛의 상아질이 두꺼울수록 치아는 노랗게 되고 하얀색의 법랑질이 상대적으로 두꺼우면 치아가 하얗게 보인다. 타고 나길 상아질이 두꺼우면 이른 바 황니가 되는 것이지만 황니가 하얀 이보다 건강하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치아가 누렇게 변하는데 이는 법랑질이 음식 씹기와 칫솔질에 의해 닳으면서 상아질이 두터워지기 때문이다.

어린아이 시절 치아가 누렇게 되는 가장 흔한 요인은 항생제 복용.태아의 치아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임신 4개월께부터 출생 후 8~9세무렵까지 테트라사이클린 계통의 항생제(여드름이나 눈병,귓병 치료에 많이 씀)가 장기간 투여되면 치아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검은줄이 생긴다. 나이들어서는 양치질이나 치과치료를 소홀히 해 치태(플라크)나 치석이 생기거나,커피 카레 한약 등을 다량 섭취하거나,흡연하거나,외상으로 치아가 손상됐거나,과량의 불소를 섭취한 경우 치아가 누렇게 된다.

치아의 표면인 법랑질은 유기물과 무기물,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유기물 사이에는 많은 공간이 있어 오랜 세월을 거쳐 이곳에 색소들이 들어가면 치아가 변색된다. 세월의 흔적이 깊은 만큼 탈색 또한 쉽지 않다. 특히 항생제나 외상의 영향으로 치아색이 회색을 띠는 사람은 단순히 누렇게 변한 경우보다 치아미백의 결과가 그다지 좋지 않다.


치아미백제로는 카바마이드 퍼옥사이드와 과산화수소수가 쓰인다. 각기 분해되면서 산소를 방출하는 데 이때 치아의 유기질과 반응해 색이 진한 탄소고리 화합물을 밝은 색의 사슬구조로 바꿔줌으로써 미백효과를 낸다. 마치 산소가 들어간 세제가 뛰어난 세탁효과를 발휘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치아미백은 누구나 받고 싶어하지만 치아가 약해진다거나 구강점막이 상한다고 해서 기피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미백은 치아를 닳게 하는 것이 아니라 치아에 낀 색소를 분해하는 것으로 치아건강에 이렇다할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과산화수소수 농도가 높을수록 치아미백 효과는 우수하지만 15% 정도라면 법랑질과 동일한 산도이므로 전문가가 병원에서 치료하면 치아 손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 과거에는 30% 과산화수소수를 사용해서 혀 등 구강점막을 심하게 자극했으나 최근에는 15%로 낮아졌다.

치아미백 수단으로는 치약형,스트립(붙이는 막대기 형태),가정용 트레이(틀니식으로 부착), 치과에서의 미백치료 등이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은 '브라이트 스마일'은 15% 과산화수소수를 함유한 브라이트 미백젤을 바른 뒤 LED(발광다이오드) 계열의 블루라이트를 쬐어 탈색을 하는 과정을 20분씩 세 번 반복하는 치료다. 기존 치아미백 치료는 수십시간 또는 한 달이 걸리고 16단계로 분류된 치아색상을 최대 6단계까지 밝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브라이트 스마일은 1시간이면 충분하고 단번에 6~9단계,세번에 14단계까지 이를 환하게 만든다. 또 기존 치아미백술은 6개월~1년간 치아미백 효과가 유지되지만 브라이트 스마일 미백술은 1~2년 미백효과가 유지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치아색이 다시 변하지만 그래도 예전만큼 치아색이 어두워지지 않는 데다 미백 직후 치아색의 70% 정도는 유지된다. 기존 치아미백은 일주일에 한 번씩 서너 번 치과를 방문해 한 달이 되어야만 미백효과를 얻을 수 있었으나 브라이트 스마일은 이런 불편이 없어 직장인들이 선호하고 있다.

김석균 강남 예치과(서울 청담동)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