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 회장이 10일 계열사 경영진 및 주요 전자부문 거래선과 골프회동을 갖는다. 허창수 GS 회장도 '손님' 자격으로 이 자리에 초대했다. 전자가 주관하는 이 모임은 프로암 대회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11일부터 경기도 광주 그린힐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LG전자 여자오픈 골프대회' 전날 주요 VIP 90명이 30명의 프로골퍼들과 40개 조를 이뤄 라운딩을 벌인다.

참석자 명단에는 LG를 이끄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가득하다. 구 회장 동생인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을 비롯해 주력 계열사인 전자에서는 남용 부회장과 이영하 사장,강신익 사장 등 사업본부장들이 총출동한다. 텔레콤 등 통신계열사 중 일부에서도 부사장급 임원들을 부르기로 했다. 하이마트,전자랜드 등 전자의 거래선 임원들도 대거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가 그룹 계열사와 거래선을 아우르는 대규모 골프회동을 기획한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예상 이상의 실적을 올린 경영진을 위무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룹 안팎의 해석이다. 내년 사업계획을 짜기 전 경영진의 사기를 높이려는 취지라는 설명도 나온다.

허창수 GS 회장이 참석자 명단에 포함된 것을 두고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LG 관계자는 "구씨와 허씨 가문은 계열분리 이후에도 절친한 관계를 맺어왔으며 사업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며 "허 회장을 LG 프로암 대회에 초청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LG가 GS의 텃밭인 건설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자주 나돌았다는 점과 이날 행사를 연결시키는 시각도 있다. 두 그룹은 2005년 계열 분리 이후 "서로의 사업영역을 건드리지 말자"는 '신사협정'을 맺었다. 이 협정의 유효기간은 GS가 기업 분할을 준비했던 2004년부터 5년으로 알려져 있다.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로 '건설업 루머'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