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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 & 매니지먼트] "우리가 최고" 몹쓸 자만심이 소니 추락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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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 자만심이 트렌드 뒤처져 창의성 살실…히트상품 못내놔
    신기술 먼저 개발하고 주저하다 시장 놓치는 어리석음 반복
    Global View- 무너지는 소니의 아성

    한때 전자업계의 대명사로 통했던 일본 소니가 굴욕의 계절을 맞고 있다. 주력 품목인 TV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에도 추월을 허용했다. 소니와 에릭슨이 2001년 50대 50 비율로 합작해 설립한 휴대폰 업체 소니에릭슨도 5위권으로 추락한 상태다. 게임기 부문 역시 닌텐도의 기세에 눌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도 악화일로다.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중 2278억엔(약 3조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소니가 연간 실적에서 적자를 낸 것은 14년 만이다.

    공고한 철옹성을 쌓은 것 같았던 소니가 무너져 내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 자체를 잃어버렸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는 소니의 실패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전문가들은 독자 기술에 대한 자만심과 유연성을 상실한 폐쇄적인 의사결정구조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일시적인 게 아닌,구조적인 문제가 '히트상품 불임현상'을 초래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세계 경기 침체,엔고 현상 등의 외부 악재까지 겹치면서 실패를 가속화시킨 건 물론이다.

    ◆화(禍)를 자초한 기술 자만

    1980년대 워크맨으로 '들고 다니는 음악'의 시대를 열었던 소니.이 회사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소니가 만들면 표준이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MP3플레이어 대신 자체 개발한 미니디스크(MD)를 고집한 것이 패착이 됐다. 뒤늦게 MP3플레이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어트렉'이라는 소니만의 기술방식으로 저장한 음악만 들을 수 있게 하는 실수가 이어졌다. 결국 디자인과 사용 편의성을 앞세운 '아이팟'의 애플에 주도권을 넘겨야 했다.

    TV 시장 주도권을 삼성전자에 내준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1990년대 소니는 브라운관 TV '트리니트론' 시리즈로 세계 시장을 호령했다. 브라운관의 시대가 오래갈 것이라고 내다봤던 소니 기술진들은 2000년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세우기 시작한 LCD와 PDP TV를 일시적 유행으로만 여겼다. 시장의 변화는 빨랐다. 화질의 한계에도 불구,소비자들은 큰 화면과 얇은 두께를 내세운 LCD와 PDP 손을 들어줬다. 삼성전자가 소니의 자리를 대체한 건 당연했다.

    가정용 게임기 부문에서는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즐기는 게임'을 모토로 내건 닌텐도에 밀렸다. 소니는 1990년대 중반부터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비디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를 출시해 1억대 이상 판매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문제는 소니 임직원들이 '화려한 그래픽=성공하는 게임기'라는 고정관념을 갖게 된 것이다.

    시장 트렌드가 화려한 게임에서 손쉬운 게임으로 바뀌면서 게임기 시장은 닌텐도 쪽으로 무게의 추가 급속히 기울었다. 닌텐도는 2006년부터 3년간 매출액과 이익이 4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소니의 게임사업분야인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2006년과 2007년 회계연도에 각각 2320억엔,1240억엔대의 영업 적자를 냈다.

    ◆창의성도 스피드도 떨어져

    소니가 워크맨을 만들었을 때와 같은 창의성과 유연성을 상실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이 회사를 이끌었던 이데이 노부유키 전 대표의 사업부별 독립채산 시스템을 꼬집고 있다. 이 제도가 개별사업부를 협업과 정보공유가 불가능한 '사일로(사방이 막힌 건초 보관 창고)'로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의 히트 노트북 '바이오'는 각 사업본부에서 인재들을 모아 만든 태스크포스의 작품"이라며 "개별 사업본부가 사일로 구조로 바뀌면서 혁신적인 컨버전스형 제품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사양산업이란 이유로 일찍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포기한 것도 소니의 위기를 부추겼다. 지난 1분기 소니가 판매한 TV 중 브라운관의 비중은 2%에 불과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22.6%),LG전자(46.0%) 등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세계 TV 시장의 30%는 브라운관 TV"라며 "소니가 기술 우위에 있던 브라운관 TV에 계속 신경을 썼다면 TV 시장 점유율이 지금처럼 가파르게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의사결정 지체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소니는 세계 최초로 LED(발광다이오드) TV를 개발했음에도 불구,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품과 LED 중 어떤 것을 밀지를 고민하다 삼성전자에 선수를 뺏겼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대대적인 LED TV 마케팅을 벌이며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LED TV=삼성'이라는 이미지를 심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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