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후 풀무원이 독점해오던 국내 포장두부 시장에 2005년 CJ제일제당이 출사표를 던졌다. 포장두부 대량생산 공정이 대부분이었던 그 당시 CJ제일제당은 국내 최초로 소포제와 유화제를 넣지 않은 'CJ 행복한 콩두부'를 내놨다. 거품을 제거하고 급속응고를 방지하는 소포제와 유화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대용량 포장두부 생산이 가능하도록 수년간 연구개발(R&D)을 거쳤다.

행복한 콩두부 출시 때만 해도 풀무원은 두부 시장에서 7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출시 첫 해 CJ의 두부 시장 점유율은 2.6%에 그쳤으나 제품력과 마케팅을 앞세워 최근 25%까지 끌어올렸다.

CJ제일제당은 대용식과 다이어트식을 찾는 20~30대 소비자들을 위해 2006년 12월 최초의 생식전용 두부인 'CJ모닝두부'를 출시했다. 두부 소비계층을 세분화해 국내에서 '생식용 두부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웰빙,소포장 실속 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가 늘어나면서 2007년 40억원대였던 모닝두부의 매출은 지난해 70억원대까지 늘었으며 올해는 100억원 이상으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지난해에는 최초로 해양심층수 두부 'CJ 행복한콩 깊은바다 두부'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해양심층수를 천연 응고제로 사용해 국내 최초로 해양심층수와 콩 이외의 다른 성분은 넣지 않고 만든 포장두부다. 과거 바닷물을 간수로 활용해 물과 콩 외에 다른 것을 첨가하지 않은 전통 두부 생산방식을 재현했다. 무첨가,천연지향적 트렌드에 부응하면서 지난해 시장점유율 25%를 달성했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두부의 종주국인 중국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2007년 중국 베이징권 최대 식품기업인 얼상그룹과 합작해 '얼상CJ'를 설립,얼상그룹의 두부 브랜드인 '바이위(白玉)' 두부에 CJ로고를 새기고 판매를 시작했다. 당시 중국 국가대표 브랜드가 외국기업과 합작한 첫 번째 사례였다.

현재 베이징 통저우의 공장에서 하루 평균 25만모의 두부를 생산해 베이징권에 공급하며 연간 2만t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이징 올림픽 선수촌 납품 두부로 선정돼 품질 측면에서 세계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윤석춘 CJ제일제당 신선식품 사업총괄 부사장은 "CJ제일제당은 '행복한 콩' 브랜드를 통해 정체된 포장두부 시장에 변화를 만들고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며 "향후에도 포장두부 시장의 블루오션을 찾아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