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닉비즈는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외면한 무명 가수들과 작은 규모의 행사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비록 1건당 수익은 적지만,작은 행사들을 모으면 연 150억달러 규모의 큰 시장이 된다는 점을 간파했다. '롱테일(긴 꼬리)' 시장의 기회를 본 것이다.
롱테일은 '상위 20%의 상품 또는 고객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전통적인 법칙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나머지 80% 상품(고객)의 매출 20%가 긴 꼬리처럼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효율성을 강조하는 기업들은 매출이 큰 상위 20% 고객,즉 머리부분의 시장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소닉비즈는 자잘한 이익을 주는 80%,즉 '긴 꼬리'부분의 고객에 집중한 것이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에 걸맞은 전략이었다.
그렇다면 수많은 '덜 유명한' 뮤지션들과 중소 규모의 행사 기획사를 연결시키면서 자잘한 이익이나마 극대화할 수 있는,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정답은 '인터넷'이다.
소닉비즈는 인터넷에 가수나 밴드들이 MP3 음악 샘플이나 사진 등 자신에 대한 정보를 올릴 수 있는,일종의 '이력서'인 EPK(Electronic Press Kit)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가수들은 약간의 가입비를 내고 EPK를 작성,소닉비즈의 웹에 올린 뒤 적당한 행사를 찾아 응모할 수 있게 됐다. 개별적으로 자료집을 만들고 오디션이 있을 때마다 기획사를 찾아가는 것보다 쉽고 빠르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기획사나 공연 기획자들로서는 자신들의 행사에 응모한 뮤지션의 EPK를 찾아 이들의 음악을 들어본 뒤 행사 특성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뽑을 수 있다. 소닉비즈의 웹에는 또 지역별 포럼이 마련돼 있어 장소,날짜,장르에 따라 원하는 음악가를 찾을 수 있는 편리한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사업 초기에는 단순히 뮤지션과 공연기획사가 만나는 공간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가족모임 등을 준비하는 개인들이 소닉비즈 홈페이지에 들어와 직접 뮤지션을 찾고 있다. 행사 외에도 게임이나 드라마의 배경음악 등 인접 영역에서의 수요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얘기다.
소닉비즈의 성공은 시장의 숨은 욕구를 포착한 데 있다. 그리고 참여와 공유,개방을 키워드로 하는 웹 2.0방식의 사업 모델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불황이라고 소비욕구 자체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불황이라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고? 더 고민하라.욕구가 있는 한,그 해결방법을 고민하면 기회는 언제나 열려 있다.
조미나 이사/윤혜임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