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시작된 돼지독감(SI)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 이어 국내에서도 의심환자가 나옴에 따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삼겹살, 뼈해장국, 보쌈 등 돼지고기 취급 음식점들이 경기불황과 원가 상승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AI)로 닭·오리고기 판매가 급감, 홍역을 치른 바 있는 국내 가축 사육농가도 돼지독감이 새롭게 등장하자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28일 돼지고기 취급 음식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멕시코와 북미에서 돼지독감 환자가 속출하면서 매출이 절반으로 뚝 떨어지고 있다.
특히 수입 돼지고기와 뼈를 사용하는 저가 삼겹살 음식점과 뼈해장국집은 안전성까지 의심받으면서 '개점 휴업' 상태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돼지독감 바이러스는 70도 이상 가열해 조리하면 죽기 때문에 한국인이 즐겨먹는 삼겹살과 해장국 등 돼지고기 음식들은 돼지독감으로부터 안전하다.

세계보건기구(WHO)애서도 돼지독감 FAQ(자주 묻는 질문)' 자료를 통해 "돼지고기나 돼지고기 제조품을 먹어서 사람에게 전염된 적이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따라서 돼지고기를 익혀서 먹기만 한다면 돼지독감에 걸릴 일이 없다고 보면 된다.

만약 돼지독감에 걸린 돼지가 고기로 유통되더라도 식용으로 쓰지 않는 호흡기 같은 일부 부위에만 바이러스가 존재하기 때문에 한국인이 즐겨 먹는 삼겹살 같은 부위에는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존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관계당국의 설명이다.

관계당국은 올해 들어 돼지독감의 발병지인 멕시코에서 수입돼 검역을 통과한 돼지고기는 27건 208t, 인접국인 미국산은 1487건 2만8726t 등에 이르지만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돼지독감을 옮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관계당국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조류 인플루엔자 홍역을 치른 바 있는 시민들과 국내 가축 사육농가는 때 아닌 돼지독감의 등장으로 좌불안석이다.

대한양돈협회는 돼지독감 발병 사례가 알려지자 '국내 양돈농가의 입장'을 내고 "국산 돼지고기는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며 국산 돼지고기 안전성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행여 소비심리가 위축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어 당분간 돼지고기 취급 식당가의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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