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명품판매 사이트로 출발했지만 조만간 전 세계를 연결하는 비주얼 쇼핑 플랫폼이 될 겁니다. "

'자유와 도전'을 기치로 내걸었던 프리챌(freechal.com)의 창업자 전제완 사장(46)이 명품 쇼핑사이트 '유아짱(uajjang.com)'으로 재기를 선언했다. 이 사이트는 자본금 3500만원으로 서울 양재동에 사무실을 얻어 지난 1월5일 오픈한 것.당시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명도가 있는 유난희 쇼호스트가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9일 전 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단독 대표로 등재됐다.

전 사장은 "단순히 명품을 파는 사이트가 아니라 유난희 쇼호스트의 설명과 추천 이유 등 스토리를 담은 동영상 쇼핑 채널로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시키겠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고객이 유아짱의 상품 동영상을 보고 중국 제품 구매를 할 수 있게 한다는 것.

전 사장의 공식 재기는 남은 부채가 모두 파산신청으로 해결돼 지난달 20일부터 경제활동이 자유로워진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콘텐츠 전문투자사인 베넥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억원을 투자받기로 계약을 하기도 했다.

그의 움직임이 눈에 띄는 이유는 한때 벤처 1세대 경영자로 화려한 조명을 받았으면서도 개인적으로 구속과 파산이라는 남다른 시련을 겪었기 때문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에서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받아 장래가 촉망됐지만 1999년 '자유와 도전(free and challenge)'을 기치로 내걸고 벤처기업 프리챌을 창업했다. 당시 프리챌은 혁신적인 커뮤니티 서비스로 타 포털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오픈 2년 만에 1000만명의 회원을 끌어모으며 다음,야후 등과 함께 국내 포털 빅3로 불리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프리챌의 성장세가 꺾인 건 전 사장의 구속과 직결돼 있다. 프리챌이 승승가도를 달리던 2004년 11월 인터넷 서비스도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전 세계에 팔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전세계 인터넷 업체로는 처음으로 커뮤니티의 유료화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토록 중요한 시기에 전 사장은 횡령 혐의로 전격 체포되기에 이른다. 프리챌의 자회사인 드림챌과 현찰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프리챌은 부채를 안게 됐다. 이 상황에서 GE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대주주였던 전 사장이 출자전환을 통해 프리챌의 부채를 개인 부채로 전환했던 것. 결국 2년 동안 영어의 몸이 됐고 프리챌은 새롬에 헐값에 팔리게 된다.

전 사장은 "프리챌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주식대금 가장납입 의혹을 받았지만 무죄판결을 받았고,그간 미지급된 세금문제도 해결된 만큼 과거에 이루지 못했던 꿈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주얼 쇼핑이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나 상품을 동영상으로 보여줘 상품을 판매하는 새로운 형태의 쇼핑 채널이다. 단순히 홈쇼핑 형태의 동영상이 아니라 쇼호스트가 해외 멀티숍에 가 옷을 구경하면서 가방도 같이 보여주는 식의 다양한 포맷을 테스트 중이다. 전 사장은 "동영상에 자막만 입히면 되기 때문에 앞으로 비주얼쇼핑이 새로운 인터넷 쇼핑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민지혜/임원기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