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가 울산공장 새해 시무식이 열린 6일 경제위기 속 비상경영 체제에도 불구하고 전주공장의 주간연속 2교대제 시범 실시를 요구하며 노사 갈등을 예고하고 나섰다. 생산 현장에서 기장과 반장,계장급 노조원들이 회사의 비상경영 체제에 잇따라 동참을 선언하며 회사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뤄 노조 집행부의 경영위기 불감증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노조는 이날 노조 소식지를 통해 "지난해 노사가 합의한 대로 이달 중 전주공장의 주간연속 2교대제 시범 실시에는 재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고 회사 측을 압박하고 있다.
회사 측은 그러나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부득이 전주공장 버스 생산라인을 주야간 2교대에서 1교대제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낮에만 8시간을 생산하는 안이다.
생산물량이 현저히 줄어든 상황에서 주간조 8시간에다 야간조 9시간 일하는 주간연속 2교대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달에도 회사 측의 비상경영 체제 선언 바로 다음 날 "4만5000조합원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비상체제를 거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또 9일 예정된 회사 측의 생산계획 설명회를 앞두고 생산물량 확보는 물론 조합원의 안정적인 임금 확보 방안을 내놓으라고 회사 측을 몰아 세우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조는 조합원들의 임금을 보장받기 위해 판매도 되지 않을 자동차를 무조건 만들라는 식인데,이렇게 해서 과연 회사가 생존하겠느냐"고 말했다. 또 "생산계획에 따라 일손이 달리는 조립라인에 작업자를 전환배치하는 작업도 노노 갈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자기 잇속만 차리겠다는 집행부가 현실을 너무 안일하게 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현대차 현장 근로자들도 노조 집행부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전체 조합원의 의사를 묻지 않은 일방통행식 결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노조 집행부는 GM 등 미국 빅3의 전철을 밟겠다는 것인가"라며 "지금 당장은 주간연속 2교대제니 하는 게 별 의미가 없고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힘을 합칠 때"라고 강조했다.
노조의 이 같은 위기 불감증과는 달리 생산 현장에서는 기장과 반장,계장급 노조원들이 회사의 비상경영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현대차 지부 산하 정비위원회(정비 노조)는 판매 부진 사태를 극복하겠다며 이례적으로 정비 현장에서 얻은 판매 관련 정보를 해당 부서에 제공키로 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