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3G 이통장비 자국산 우선 구매

미국에 이어 중국도 경기부양 과정에서 자국산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보호주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차이나데일리는 5일 3세대(3G)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외국 장비업체들이 누렸던 지배적인 지위가 토종업체에게 넘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베이징에 있는 조사기관인 BDA차이나에 따르면 에릭슨,알카텔-루슨트,노키아지멘스 등이 중국의 3세대 이통장비 시장에서 차지할 점유율은 다 합쳐도 50%에 못미칠 것으로 전망됐다.그 대신 화웨이와 중싱통신 등 중국업체들이 절반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2세대까지 중국 이동통신 장비시장에서는 에릭슨과 모토롤라가 무려 90%를 점유해왔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미뤄져오던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경기부양 차원에서 서둘러 시행키로 하고 조만간 3개 사업라이센스를 발급한다고 발표했었다.리이종 공업정보화부 부장(장관)은 “3세대 이통서비스에 2010년까지 2800억위안(400억달러)이 투자될 것”이라며 “중국 경기부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하지만 그 기대는 중국의 자국산 우대 움직임으로 중국 기업들만의 몫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일부 외국업체들은 중국기업과 손을 잡고 3세대 이통 특수 잡기에 나서고 있다.이동통신 칩 메이커인 퀄컴이 지난해 12월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인 베이징톈위커뮤니케이션과 공동으로 3세대 휴대폰을 만들기로하는 계약을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중국은 휴대폰 사용자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으로 3세대 이통표준으로 중국식 기술인 TD-SCDMA를 채택한 차이나모바일이 4억4300만명,유럽식인 WCDMA를 사용할 차이나유니콤이 1억3200만명,한국과 미국이 경쟁력을 가진 CDMA2000를 쓸 차이나텔레콤이 2840만명에 이른다.

한편 미국에서도 최근 철강업계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에 경기부양을 위한 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필요한 철강제품을 사용할 때 자국산을 우선구매할 것을 요청키로 하는 등 보호주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