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증시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적은 매매 물량에도 지수가 출렁거리는 모습이다. 26일 배당투자 마지막날을 맞았지만 배당락을 우려한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면서 코스피지수는 나흘째 조정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지난 24일에 이어 이날도 팔자에 나서고 있다. 지수 방어의 일등공신이었던 연기금마저 오전장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사흘간의 조정으로 이날 배당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S-Oil, 웅진씽크빅, LG텔레콤, SK텔레콤, 신도리코, 현대미포조선, 강원랜드, 제일기획, 무림페이퍼 등 배당유망주로 꼽혔던 종목들은 오전 현재 대부분 하락하고 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상승으로 배당수익률이 떨어지고 일각에서 배당수익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이날 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약세장이 진행중이란 점에서 중장기 투자 목적이 아니라면 배당 투자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 국면에서 올해 배당총액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기업들의 현금보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어 배당 메리트가 작년보다 낮을 것"이라며 "또 전통적 고배당주의 경우 배당락 이후 대체로 가격 조정을 보였다는 점에서 신중한 매수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이후 정책 랠리에 이어 배당투자 메리트마저 사라지게 되면 올해 증시는 29일과 30일 2거래일만을 남겨 놓고 관망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뚜렷한 상승 호재가 없는 가운데 변동성과 거래량이 감소하는 전형적인 연말 장세가 예측되면서 지수는 횡보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당을 겨냥해서 유입됐던 물량이 배당락일 이후 출회될 것을 감안한다면 조정장세가 지속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연초 경기부양책과 유동성 공급 효과에 따른 상승장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면 배당락 이후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12월 증시 상승의 연결고리는 실물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각국의 경기부양책 발표에서 시작된 것을 볼 수 있다"며 "국내의 경우 최근 CD금리 하향과 이에 따른 대출금리 하향 전망 등 유동성 공급에 따른 영향력들이 나타나고 있고 원·달러 환율도 하향 안정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26일 이후 차익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정 후 분할매수하는 관점이 12월을 마무리하는 현 시점에서 효과적인 투자전략"이라고 제시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반등을 이끈 수급적 주체가 미약하다는 점에서 시장은 여전히 관망심리가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오히려 역발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반등은 쉽게 끝나지 않기 때문에 경기부양안이 구체화되면서 안도랠리가 연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침체는 새로운 악재가 아니지만 구조조정 불안감이 여전하고 증시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실적시즌도 다가오고 있다. 금융시장의 안정감과 유동성 장세 등은 지수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확인하고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한 대응방법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