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민주당 구제금융 합의

미국 백악관과 민주당이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포드 등 '빅3' 자동차업체를 회생시키기 위한 150억달러의 긴급 구제금융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빅3'의 생사여탈권을 쥘 저승사자(자동차 황제.car czar)로 누가 임명될지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그는 '빅3'에 구조조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원금을 회수하거나 파산보호를 신청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기 때문이다.

9일 워싱턴 정가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카 차르'의 유력한 후보로 9.11 테러 희생자 보상기금 지급 심사를 담당했던 케네스 파인버그 변호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인버그는 각종 분쟁을 중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일에 탁월하며,9.11 희생자들의 보상 심사 업무를 무난히 처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거론하고 나섰다. 볼커는 현재 백악관 경제회생자문위원회(ERAB) 위원장에 내정돼 있다. 낸시 의장은 NBC방송에 출연해 "이번 주 중 '빅3' 구제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카 차르' 임명이 이뤄질 것"이라며 "초당파적인 신임,그리고 국민들과 나 개인의 신뢰를 받고 있는 볼커 같은 사람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백악관과 민주당은 '빅3'에 150억달러를 지원하며,카 차르를 파견한다는 큰 틀에 합의했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납세자를 보호하고 발전 가능성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만 단기간 자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두고 의회와 상당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마크 잔디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는 "충분한 생존자금으로는 앞으로 2년간 750억~1250억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