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겨냥 11년만에 최대폭 … 위안화 약세 보일듯

중국이 기준금리를 한 달 만에 또다시 전격 인하했다. 인하폭은 11년 만의 최대인 1.08%포인트로,예전(0.27%포인트)의 네 배 수준이다. "경기 경착륙에 직면한 엄중한 상황"(국가발전개혁위원회 무홍 부주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은 26일 웹사이트를 통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각각 1.08%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7일부터 1년 만기 대출금리는 연 6.66%에서 5.58%로,예금금리는 3.6%에서 2.52%로 떨어진다. 은행의 지급준비율도 내달 5일부터 대형 은행은 1%포인트,중소은행은 2%포인트 인하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출금리의 경우 연 4.0%,예금금리는 2.0% 수준까지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금리를 내린 것은 미국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지난 9월15일 이후 벌써 네 번째다. 인민은행은 유동성 확대를 통해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큰 폭의 금리인하라며 경기부양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경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급격한 후퇴 양상을 보이고 있다. 3분기 성장률은 9.0%로 전분기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세계은행은 내년 중국 성장률이 1990년(3.8%) 이후 최저 수준인 7.5%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도 폭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최근 4조위안(약 8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는 등 경착륙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금리를 내리면서 위안화 가치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앞서 수출을 늘리고 고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위안화를 평가절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위안화 가치는 2005년 7월 고정환율제를 폐지한 뒤 3년간 20% 이상 절상됐지만 지난 10월 이후에는 거의 변동이 없어 중국 당국이 위안화 상승에 급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위안화 환율은 인민은행이 이날 달러당 6.8272위안으로 고시하는 등 7월 중순 이후 6.81~6.86위안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