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이면 멀티미디어 기기의 발전으로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미래 대학교육 역시 이 같은 '개인별 맞춤형(just in time) 학습시대'에 맞춰 혁신이 이뤄져야 합니다. "(제롬 글렌 유엔미래포럼 회장)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 발맞춰 대학은 시장의 피드백을 바로바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시스템과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바드럴 칸 맥위던 에듀케이션 설립자 겸 수석교수)

'글로벌 인재포럼 2008' 행사가 열린 5일 '미래를 위한 대학 교육혁신'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첫 세션에서 국내외 교육 전문가들은 대학교육 발전과 혁신을 위한 대안을 이같이 제시했다.

이들은 온라인 교육 등 새로운 대학교육 시스템의 개발과 확대야말로 개인은 물론 개별 국가들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미래 성장동력의 주요 축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기수 고려대 총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이 세션에는 글렌 회장,칸 교수,이돈희 서울대 명예교수 등 3명이 주제발표를 했다. 니컬러스 버넷 유네스코 사무총장보는 토론자로 나섰다.

제롬 회장은 이날 주제 발표를 통해 "무어의 법칙에 따라 2030년이 되면 반도체 칩을 탑재한 휴대용 멀티미디어의 데이터 처리 기능은 인간의 뇌와 동일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런 휴대용 기기를 통해 개인들은 자기가 필요한 정보와 교육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렌 회장은 이 같은 새로운 교육환경을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 학습시대'라고 정의내렸다. 그는 "앞으로는 정적인 데이터보다는 동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위키피디아와 같은 인터넷상의 열린 정보 매개체를 통해 학생들은 사실과 진실을 스스로 찾아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칸 교수도 "미래의 대학은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사라지는 온라인상의 가상 교육 공간이 될 것"이라며 "대학은 학생과의 직접적인 의견 교류를 통해 학생이 원하는 정보와 교육 커리큘럼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돈희 교수는 "본격적인 정보화 시대에 진입하면서 대학은 소수의 엘리트가 아닌 다수의 대중에 개방된 평생 학습의 장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며 "이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가 대학을 끊임없는 혁신의 길로 이끌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참석자들은 시장과 괴리된 단순 상아탑으로서의 대학교육 폐해를 지적하고 현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대학의 혁신을 주문했다.

칸 교수는 "미래 대학의 생존 여부는 유기체처럼 주변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시장과 기업이 대학에 보내는 신호와 피드백을 재빨리 수용하고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대학만이 우수한 인재를 배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민지혜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