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연말 개각때 역할론 부상
강원도 칩거 손학규, 재보선 출마설
여의도 정가에 지난 4월 총선에서 낙천·낙선한 거물급 인사들이 연말·연초 개각이나 현직 의원의 선거법 위반으로 내년 4월 치러질 재보궐 선거를 통해 재기에 나설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한나라당의 경우 강재섭 전 대표와 '낙선(落選)거사' 2인방(이재오 이방호)의 움직임에 시선이 쏠린다. 강 전 대표는 분당 자택 인근에 사무실을 내고 지인들과 만나거나 독서와 운동(골프)을 하는 것 외에는 정치적 행사를 삼가고 있다.
최근 그를 만난 한 인사는 "당분간 완전히 잊혀지기를 원하는 것 같다. '세월을 낚을 줄 알아야 일도 할 줄 안다'는 말을 하더라"고 전했다. 세월 낚는 강태공으로 변신한 셈이다. 하지만 그는 퇴임 당시 "6개월 정도 쉬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때문에 재보선 출마나 입각설이 분분하다.
미국 유학 중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측근인 진수희 의원을 통해 '부재기위 불모기정(不在其位 不謨其政·그 직위에 있지 않거든 그 자리의 정사를 논하지 말라)'며 '조기 귀국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청와대 등 여권 고위층에선 그를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공성진 최고위원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연말 개각 시 이 전 최고위원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정무 장관 또는 정무특보직을 제안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의 미국 비자는 내년 5월에 만료된다. '친이계 돌격대장'으로 불렸던 이방호 전 사무총장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사천 재보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는 요즘 강원도 모처에서 목장 일을 하고 있다. 지인의 소개로 각종 동물을 기르고 있는데 한 측근은 "민생탐방의 연장선"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이 그를 상임고문에 전격 위촉해 강원도 칩거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스타 정치인이 없는 것이 민주당의 고민"이라며 "당에서 박종희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인 수원 장안에 전략 공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김세웅 민주당 의원의 선거법 위반으로 '무주공산'이 될 가능성이 큰 전주 덕진에서 재보선 출마설이 돌고 있다.
이준혁/노경목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