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탤런트 최진실씨의 자살 등을 계기로 경찰과 검찰이 다시 '찌라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찌라시 집중 단속은 2005년과 2007년 초 집중 단속 이후 약 2년 만이다. 현재 경찰은 찌라시가 생산ㆍ유통되는 증권가,대기업 정보담당 부서 등을 중심으로 첩보를 수집하고 있다. 검찰도 "허위사실 유포,명예훼손 사범을 엄단하라"는 임채진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라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찌라시의 위법성 규명,찌라시의 생산 근원지 및 유통 경로 등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아 의욕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초경찰서가 최씨 악성 루머가 유포된 근원지를 찾는 데 실패하고 수사를 마무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경찰은 최씨에 대한 악성 루머를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올려 불구속 입건된 E증권사 여직원 백모씨 등 증권사 직원들에 대한 수사 단서를 토대로 찌라시 근원지를 역추적했다. 백모씨를 비롯해 증권사 직원들 간에 찌라시 등이 자주 오가는 경기도 성남 M메신저 회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메신저 서버에는 대화 내용이나 자료가 오고간 흔적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고 경찰은 수사를 종결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산기록을 뒤져 어떻게든 단서를 찾아내겠다는 각오로 시작했지만 예기치 못한 벽에 부딪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메신저를 통한 대화 등 기록 추적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지만 현실적으로나 정책적으로나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찌라시는 속보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이메일보다는 메신저 등을 통해 전파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메일은 금방 추적이 가능하지만 메신저는 추적이 힘들다. 우선 메신저를 서비스하는 회사는 대화나 정보를 주고받은 기록을 보관할 이유가 없다. 방대한 기록을 저장할 스토리지 구매 비용도 엄청나게 들 뿐 아니라 개인정보 침해 등을 이유로 정보통신망법 등 현행 법규 위반의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찌라시 유포 경로를 역추적할 수 있다 하더라도 정보를 악의 없이 '단순히 퍼나른' 사람들에게 어떤 죄목을 적용할지도 논란거리다. 또 증권사 직원,언론,정보기관,기업 관계자 등 소위 '찌라시 제작자'들이 오프라인에서 찌라시를 제작한 후 이를 온라인 파일로 변환,PC방 등에서 퍼뜨리고 잠적한다면 현실적으로 잡을 방법이 전혀 없다.

검ㆍ경은 '연예인 X파일'로 파문이 일던 2005년 초 찌라시 합동 단속에 나서 2건을 적발하고 7명을 검거했다. 대선을 앞둔 지난해 초에도 집중 단속을 벌여 1건을 적발해 3명을 검거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관계자는 "찌라시 단속이 쉽지는 않지만 방치할 수 없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수사 단서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