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총장은 수십년간 미국 주류 과학계에 몸담았던 과학자답게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고 연구하고 개발하는 일에 여전히 목말라 있는 것 같았다. 이번에 신성장동력으로 확정된 선박ㆍ해양시스템과 그린카 분야에서도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

특히 이동식 항구인 '모바일하버'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한 소년처럼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싱가포르에 갔더니 배가 항구에 짐을 하역하기 위해 멀리 바다에서 며칠씩 기다리더군요. 왜 꼭 항구에 배가 들어와야만 할까 생각했어요. 할 수만 있다면 항구가 배를 찾아가서 화물을 실어 나르면 되잖아요. 모바일하버가 개발되면 서해안처럼 수심이 얕은 바다에도 적용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서 총장이 생각한 '모바일하버'는 이미 KAIST 교수진과 학생들이 2012년 여수엑스포 전시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서해 주변에 전 세계 인구의 15%가 몰려 사는데 수심이 얕아서 그런지 큰 항구가 별로 없다"면서 "모바일하버가 나오면 그 같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카 분야에서도 그만의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현재 세계적인 기술개발의 방향은 집에서 연료전지를 충전해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서 총장은 도로에 전선을 깔아 연료전지에 충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집에서 충전한 연료전지로 일정한 거리를 주행하다 전선이 놓인 도로에 올라타면 자동적으로 충전이 이뤄져 더 긴 거리를 운행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이 개발되면 먼저 우리 학교 캠퍼스에 시범적으로 설치해볼 작정"이라며 "이것도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엔 누가 얼마나 혁신적인 생각을 가지고 현실로 만드느냐에 따라 미래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력

△1936년 경북 경주 출생
△서울사대부고(2학년 중퇴),미국 브라운앤드니컬스 고교 졸업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기계공학과(학사 석사)
△미국 카네기멜런대 기계공학 박사
△1984∼1988년 미국과학재단(NSF) 공학담당 부총재
△2006년∼현재 KAIST 제13대 총장
△현재 국가과학기술위원 한국공학교육인증원장 신성장동력기획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