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중 세일즈맨 친구가 가장 무섭다. 오늘은 또 무슨 물건을 가져와 사달라고 할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남의 말은 전혀 안 듣고 자기 말만 몇 십 분씩 늘어놓다, 못 사겠다고 하면 굉장히 섭섭해 하니 우정을 지키려면 싼 물건이라도 사줘야 하지 않는가.
처음엔 친구를 도와주려는 마음에서 한두 개는 산다. 이렇게 사주면 다음에는 사달라는 얘기를 안 하겠지 라고 생각하면 오산.
과거는 과거일 뿐, 계속 신상품이 출시될 때마다 어김없이 전화를 한다.
비즈니스맨은 좀 다르다. 그들은 먼저 고객이 원하는 니즈(need)를 먼저 파악한다. 상대의 인맥과 능력, 경제적 효과 등을 면밀히 조사한 뒤, 거래가 될 만한 상대면 인간적으로 접근, 몇 번 술자리를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다 적당한 시기가 되면 본격적으로 얘기를 꺼낸다. 보통은 ‘나는 이런 비즈니스를 원한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식의 질문들이다. 서로 원하는 것을 교환하는 방식.
사업가는 또 다르다. 뭐니 뭐니 해도 사업가는 자기철학이 있어야 한다. 자기철학이 있어야 설사 손해를 본다 해도 웃을 수 있다. 사업가의 목표는 이윤창출이지만 결코 이윤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 자신의 부를 세울 수 있게 해준,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의 손해는 기꺼이 감수한다.
세일즈맨에서 벗어나 사업가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물건을 팔지 말고 자신을 팔아야 한다는 것. 사업은 사람을 보고 하지 물건을 보고 하지 않는다. 아무리 물건이 좋아도 자신을 세일즈 하는 데 실패하면 큰 성공할 수 없다. ‘그 사람이면 믿을 만 해.’ 거래처에서 이런 말이 흘러나와야한다.
세일즈맨 친구가 물건 대신 자신을 잘 팔았다면 친구에게 물건을 사달라고 떼를 쓰는 일은 없었을지 모른다. 세일즈맨에서 그치지 않고, 세상을 경영하는 큰 꿈을 갖고 있다면 물건보다 자신을 먼저 세일즈하시길.(hoo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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