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내국인의 해외 유학ㆍ연수비 지출액이 2001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감소폭 역시 외환위기(1998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였다. 경기 침체와 환율 상승으로 해외 유학ㆍ연수 급증세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 유학ㆍ연수비 대외지급액은 22억5580만달러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5.8%(1억3770만달러) 줄어 들었다. 일시적으로 환율이 급등세를 보인 2001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유학연수비의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은 △2002년 47.1% △2003년 29.3% △2004년 32.7% △2005년 40.7% △2006년 34.0% 등으로 매년 30~40%대 고공행진을 벌이다가 지난해 16.3%로 둔화된 데 이어 올해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 같은 감소폭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상반기(2억220만달러)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매년 급증세를 이어오던 것이 올해 상반기에 완전히 꺾였다"며 "해외 유학ㆍ연수 증가세가 정점을 형성한 것으로 보여서 올해 말에는 연간 기준으로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해외 유학ㆍ연수 증가세가 꺾인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경기 침체와 환율 급등이다. 그동안 해외 유학비는 서비스수지 적자를 양산하는 주범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경기 침체 여파로 가계의 소득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원ㆍ달러 환율이 연초 대비 20% 이상 급등한 것도 '기러기 아빠'들의 부담을 늘렸다는 분석이다.

현지의 학비 부담 자체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유학연수업체 관계자는 "원ㆍ달러 환율이 오르는 가운데 현지 학교들이 달러 기준 학비를 올리면서 학부모들의 부담이 이중 삼중으로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에 갔다가 되돌아오거나 유학ㆍ연수 계획을 포기하고 국내에 잔류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