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고유가 타격 더 커

미국 달러화의 가치하락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내년엔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제시됐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달러화의 유로화에 대한 가치가 현재 유로당 1.57달러에서 연말엔 1.53달러,내년 말엔 1.4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화의 엔화에 대한 가치는 현재의 달러당 106.79엔에서 내년 1월엔 97엔대까지 떨어지지만 내년 말엔 110엔 선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특히 고유가의 영향으로 신흥시장의 경제가 미국보다 더 어려움을 겪으면서 달러화가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에 비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외환투자 전략가인 스티븐 젠은 "달러화가 단기적으로 유로화에 비해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지만 달러가치가 현재 크게 저평가돼 있어 장기적으로는 다른 주요 통화들에 비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흥시장을 연쇄적으로 무너뜨리는 것은 고유가"라며 "유럽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다스트 모건스탠리 자산운용그룹 수석투자전략가도 이날 미국의 경제뉴스방송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약세는 축구경기로 치면 90분 경기에서 80분 정도 지난 상태에 와 있다"며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은 뒤로 빠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만 또 한차례 금융시장에 충격이 생겨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로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되면 달러가 더 약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선 "현재의 베어마켓(약세장)이 끝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