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선플달기 운동본부 캠페인

한국경제신문사와 선플달기운동본부는 최근 악플(악성 댓글)의 위험 수위가 도를 넘어섬에 따라 '초중고 선플방 설치 캠페인'을 진행,인터넷 문화를 바꿔나가기로 했다.

선플달기 운동은 단순히 악플 추방에 그치지 않고 상대방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글을 통해 학교나 기업활동에 도움을 주는 성과도 내고 있다.

운동본부는 민병철 중앙대 교양학부 교수와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방송인 김제동씨,배우 안성기.유동근씨 등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선플이 넷세상을 바꾼다

선플달기 운동의 효과는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지난 6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선플방'을 만든 제주 중앙중학교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학교 박종호 교감은 "현판식을 하고,악플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알고 난 이후부터 학생들의 태도가 달라졌다"며 "예전엔 악플을 달지 말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잔소리로만 알고 흘려듣곤 했지만 선플방을 만들고 나서 네티켓 시간에 아이들의 집중도와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학생들의 악플이 수십건 달리기 일쑤였는데 한 달 만에 악플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말했다.

학교뿐만 아니라 기업 현장에서도 선플달기 운동이 성과를 내고 있다.

민병철 교수는 우성G&P(친환경포장재 생산업체)의 경우 작년 6월부터 선플달기 운동을 한 이후 1년 만에 생산성이 약 10% 향상됐다"며 "정확히 계량화하긴 어렵겠지만 칭찬과 격려의 글이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2006년 8월부터 사내 게시판을 통해 선플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신한은행은 또 다른 성공 사례다.

유동우 신한은행 직원만족센터 차장은 "신용카드 신규 유치에서 만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던 A차장이 인천의 B지점에 전입한 이후 지점장을 비롯 직원들이 릴레이 선플을 달자 6개월 만에 전국 3위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신한은행은 약 2년간 6만6000여개의 칭찬 선플이 직원들 간에 오갔다고 밝혔다.

◆사회적 비용 발생시키는 악플

인신공격이나 명예훼손을 내용으로 하는 악플은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악플러(악성 댓글을 일삼는 이들)들은 작년 3월 혜진·예슬양 납치 살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를 비롯 오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야구선수 임수혁씨에게조차 공격을 가했다.

2007년 정보통신윤리위원회(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접수한 사이버 폭력 건수는 19만1488건으로 2006년에 비해 47% 증가했고 접수를 받기 시작한 1999년보다 3.5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악플이 발생시키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한.중 네티즌 간에 벌어진 사소한 댓글싸움 등 배타적인 논쟁은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에까지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찬성 선플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쓰촨성 지진 당시 악플러들 때문에 한국의 구호활동이 빛을 못 낸 것은 물론,비난까지 받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허진호 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한국이 사이버 문화를 가장 먼저 만들고,겪어 오면서 부정적인 현상 역시 먼저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며 "'디지털 그림자'를 없애고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