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아프다
뼈에 박힌 나사를 돌려
팔을 빼낸다
작동을 멈춘 근육과 인대가
끊어진 스프링처럼
분해되어 나온다


본체가 망가진 몸은
짐을 지고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쇳조각 부딪치는 소리를 냈다
갈아 끼울수록 덜그럭거리는
녹슨 부품들


낡은 어깨는
벌써 사십년째
팔이 땅으로 떨어지지 않게 붙잡고 있다

(…)-임성용 '사십견'부분



몸이 기계라면 굉장한 것이다.

정교함과 효율성은 상상을 넘어선다.

내구성은 또 어떤가.

오랜 기간 쉬지 않고 사용했는데도 여전히 돌아간다.

가끔 사소한 고장이 나면 주사 몇 방,약 서너알 먹이면 그만이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

'사십견',또는 오십견이 기점이다.

마음먹은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때가 많아진다.

사소하지 않은 고장도 자주 난다.

쉽게 고칠 수도 없다.

그것은 생의 이곳저곳에 벌여놓았던 일들을 슬슬 마무리할 때라는 신호다.

과한 의욕과 욕심을 누르고 몸의 지시를 따르라.무엇에든 저항하지 말고 순응하라.수십년 동안 매달려 있느라 지친 어깨가 주인에게 보내는 서글픈 메시지다.

이정환 문화부장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