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7시40분 연세대 노천극장.학생 1만여명이 극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대동제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아카라카' 행사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인기가수 '소녀시대''빅뱅' 등이 무대에 올라 학생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때 김한중 총장과 학생처장 등 보직교수 9명이 학생들의 우렁찬 함성과 박수에 이끌려 무대로 뛰어올랐다.

무엇보다 파격적인 것은 김 총장과 교수들의 차림새.이들은 하나같이 신세대들이 즐겨입는 푸른색 티셔츠에 연세대의 상징인 파란 모자를 쓰고 타이트한 흰색 바지를 입은 것.특히 무대 한가운데에 선 김 총장은 머리에 파란색으로 물들인 가발을 썼다.

무대를 제압한 김 총장과 교수들은 연세대의 응원가인 '연'과 '해야'를 율동과 함께 열창했다.

이에 학생들은 하나가 되어 목소리를 높여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연세대 노천극장은 순식간에 파란 티셔츠를 입고 '아카라카 온누리'를 외치는 학생들의 물결로 넘쳐났다.

무대 뒤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에는 '총장님 멋있어요'라고 찍은 학생들의 문자 메시지가 쇄도했다.

이날 행사가 뜻깊은 것은 김 총장과 학생들이 휴대폰으로 ARS 모금에 나서 2000만원 가까이를 모금한 것.이 돈은 연세대에 재학 중인 새터민(탈북자 주민)과 저소득 가정 청소년 장학금으로 전액 지원될 예정이다.

김 총장이 이처럼 직접 아카라카 행사에 참석한 것은 그가 강조하는 '따뜻한 엘리트 정신을 가진 연세인' 양성 취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장은 지난 10일 창립 123주년 기념사를 통해 "섬김의 정신과 따뜻한 마음을 지닌 세계적 엘리트 학생들을 배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세대 관계자는 "김 총장의 깜짝공연과 ARS 모금은 '연세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모토를 구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이번 대동제 축제기간에 그린카페 운영과 파란 스카프에 사랑담기 및 사랑의 엽서 보내기 등의 행사를 진행한다.

글=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