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 연기는 내 인생의 리허설"...클래식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주역 김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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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들에게 '로미오와 줄리엣'은 가장 까다로운 작품이다.
대부분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쓴 슬픈 사랑 이야기로 생각하지만,그 안에 '여자의 일생'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 눈 뜬 다음 연인이 원수집안의 아들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까지 여인의 내적 성숙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국립발레단의 주역 발레리나인 김주원씨(30)는 "줄리엣을 연기하는 것은 인생의 리허설을 해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오는 16~19일 국립극장에 오를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을 맡은 김씨는 "지금까지 여자로서 살아온 내 인생의 모든 것을 담아야 하는 작품"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2006년 발레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여성무용수상을 받은 그는 한국의 간판급 발레리나다.
화려한 춤사위와 깊이 있는 연기력이 특징.지난해 패션 사진작가 김용호씨의 사진전에서 단순한 무대 위의 연기자를 벗어나 아티스트로서의 표현 범위를 넓히기 위해 누드 사진을 찍을 만큼 예술가로서의 소신과 과감함도 겸비했다.
하지만 그도 이번 공연을 앞두고는 애를 먹고 있다.
2000년과 2002년 국내에 선보인 모나코 왕립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예술감독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무용수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여지가 많았지만 세계적인 예술감독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이 작품은 정통적인 클래식에 기반하고 있어 감정을 극도로 절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틀이 확고한 클래식 발레에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틈을 찾는 게 굉장히 어려워요.
물론 아주 작은 부분까지 신경쓰다보니 섬세한 발레극이 탄생하기도 하죠."
김씨는 이번 작품을 위해 별도의 연기수업도 받고 있다.
영화·희곡·소설·발레 등 지금까지 나온 수십가지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일일이 복습하는 것에서도 그의 지독함이 보인다.
하루 연습량은 10시간.체력적인 면에서도 만만치가 않다.
강행군을 하면서 근육이 뭉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주일에 3번씩 마사지도 받는다.
더구나 3막으로 이뤄진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달리 그리가로비치의 작품은 2막으로 줄었다.
그만큼 장면 전환이 빠르고 무용수의 동작이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그가 근육통으로 고생할 만하다.
인터뷰 사진을 찍을 때도 "컨디션 조절을 위해 팔 동작만 보여줄 수밖에 없다"며 미안해했다.
줄리엣 역에 더블 캐스팅된 김지영씨(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와의 연기 대결도 관심거리다.
성숙하고 우아한 이미지의 김주원씨와 다이내믹하고 강인한 스타일의 김지영씨가 얼마나 다른 줄리엣을 보여줄지도 관심을 가질 부분이다.
게다가 얼마 전 급작스런 부인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예술혼을 불태운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힘과 에너지가 차별화된 독특한 무대다.
특히 그는 남성 무용수들을 적극 활용해 김현웅과 정주영의 로미오 연기도 기대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대부분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쓴 슬픈 사랑 이야기로 생각하지만,그 안에 '여자의 일생'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 눈 뜬 다음 연인이 원수집안의 아들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까지 여인의 내적 성숙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국립발레단의 주역 발레리나인 김주원씨(30)는 "줄리엣을 연기하는 것은 인생의 리허설을 해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오는 16~19일 국립극장에 오를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을 맡은 김씨는 "지금까지 여자로서 살아온 내 인생의 모든 것을 담아야 하는 작품"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2006년 발레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여성무용수상을 받은 그는 한국의 간판급 발레리나다.
화려한 춤사위와 깊이 있는 연기력이 특징.지난해 패션 사진작가 김용호씨의 사진전에서 단순한 무대 위의 연기자를 벗어나 아티스트로서의 표현 범위를 넓히기 위해 누드 사진을 찍을 만큼 예술가로서의 소신과 과감함도 겸비했다.
하지만 그도 이번 공연을 앞두고는 애를 먹고 있다.
2000년과 2002년 국내에 선보인 모나코 왕립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예술감독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무용수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여지가 많았지만 세계적인 예술감독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이 작품은 정통적인 클래식에 기반하고 있어 감정을 극도로 절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틀이 확고한 클래식 발레에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틈을 찾는 게 굉장히 어려워요.
물론 아주 작은 부분까지 신경쓰다보니 섬세한 발레극이 탄생하기도 하죠."
김씨는 이번 작품을 위해 별도의 연기수업도 받고 있다.
영화·희곡·소설·발레 등 지금까지 나온 수십가지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일일이 복습하는 것에서도 그의 지독함이 보인다.
하루 연습량은 10시간.체력적인 면에서도 만만치가 않다.
강행군을 하면서 근육이 뭉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주일에 3번씩 마사지도 받는다.
더구나 3막으로 이뤄진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달리 그리가로비치의 작품은 2막으로 줄었다.
그만큼 장면 전환이 빠르고 무용수의 동작이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그가 근육통으로 고생할 만하다.
인터뷰 사진을 찍을 때도 "컨디션 조절을 위해 팔 동작만 보여줄 수밖에 없다"며 미안해했다.
줄리엣 역에 더블 캐스팅된 김지영씨(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와의 연기 대결도 관심거리다.
성숙하고 우아한 이미지의 김주원씨와 다이내믹하고 강인한 스타일의 김지영씨가 얼마나 다른 줄리엣을 보여줄지도 관심을 가질 부분이다.
게다가 얼마 전 급작스런 부인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예술혼을 불태운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힘과 에너지가 차별화된 독특한 무대다.
특히 그는 남성 무용수들을 적극 활용해 김현웅과 정주영의 로미오 연기도 기대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