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2월 들어 눈에 띄게 약화되며 외국인들도 현 주가지수가 바닥권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1월 한 달간 모두 8조5448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여 하루 평균 3884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하루 평균 순매도 금액이 1603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루 순매도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선 것도 지난 1월 한 달 7차례나 됐지만 이달에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삼성증권 안태강 수석연구원은 "올 1월 중순을 정점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며 "이는 코스피지수 1700선 부근에선 외국인도 국내 기관투자가처럼 한국 주식을 매력적으로 보거나 팔기엔 아깝다는 데 동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외국인의 심리는 과거 행적에서도 입증된다. 삼성증권은 작년 1월부터 올 2월20일까지 외국인 순매수와 지수 움직임의 상관관계를 따져본 결과 외국인이 5000억원 이상 순매도한 경우 지수를 하락시켰지만 그보다 적은 순매도 규모로는 지수에 별 영향을 못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2000억원 이상의 외국인 순매수는 오히려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안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단기 저점 수준인 데다 내부적으로도 미 금리 하락에 따른 대체 투자와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 국내 주식을 일정 비율 보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제 유가 상승에 물가 우려까지 겹친 상황에서 이번 주에 미국 주택판매와 물가 등 주요 지수가 발표되면서 국내 시장이 몇 차례 출렁일 가능성은 있다"며 "추세적인 반등을 장담하긴 힘들지만 지수가 급락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