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만의 남북축구 맞대결에서 허정무호는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일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북한과 2차전에서 전반 염기훈의 프리킥 선제골로 앞서 갔지만 후반 북한 공격의 핵 정대세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북한과 역대 전적에서 5승4무1패를 기록했다.

이날 허정무 감독은 중국전과 달리 박주영을 벤치에 앉히고 장신(187㎝) 고기구를 전방 원톱으로 꽂았다.

좌우 날개엔 염기훈, 이근호를 테크니션 이관우에게 공격형 미드필더 겸 처진 스트라이커를 맡겼다.

수비도 중앙수비수 곽태휘, 강민수 두 명만 놓는 포백(4-back)으로 바꿔 좌우 풀백 곽희주, 이상호를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하게 했다.

수문장은 상무에 입대한 김용대.

전반 20분 선제골의 주인공은 염기훈이었다.

몸이 가벼운 염기훈은 수비 둘 사이를 방향 전환으로 돌아 돌파하다 프리킥을 끌어냈다.

북한 방어벽 왼쪽이 약간 허술하게 열리자 염기훈의 왼발 인스텝 슛이 불을 뿜었다.

키 높이 바로 위로 궤적을 그린 슈팅은 골문 왼쪽 구석 끝으로 빨려들어갔다.

후반 초반 북한에 악재가 겹쳤다.

수비수 박철진이 볼을 멀리 던져 프리킥 시간을 지연하는 공격 방해행위로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다.

수적 우위를 점한 한국은 공세의 수위를 높였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후반 27분 공격 지향적으로 치고 올라갔던 포백 라인이 로빙패스가 올라오자 순식간에 구멍이 뚫렸고 정대세는 특유의 스피드를 살려 돌진했다.

시야가 열린 정대세는 끈질기게 따라붙는 곽태휘와 강민수를 따돌리고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뚫었다.

한편, 한국은 23일 일본과 3차전에서 대회 우승컵을 다투게 됐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