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2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2008 한국 경제 전망' 기자회견에서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5%를 유지하겠지만,"미국 경제가 1% 미만의 성장을 하거나 유가불안 등 위험요인들이 맞물린다면 올해(4.8%)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 심화와 유가 상승 등으로 미국 경제성장률이 1% 미만으로 추락할 가능성은 40% 수준인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소는 또 "미국 경제가 급랭하면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쳐 소비를 뒷받침해 주던 주가 상승 등에 따른 자산효과도 기대하기 힘들게 된다"며 "이렇게 될 경우 한국도 내수와 수출 모두 증가세가 둔화돼 경기 상승 모멘텀이 꺾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 심화와 유가 상승 등 대외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내년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치인 5%로 유지했다.

서브프라임 부실이 확대되고 있지만 당초 예상을 넘어서는 미국 경제의 하강세는 아직 확인하기 힘든데다 유가 상승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축소됐고,미국 경제와 신흥국 간 탈동조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의 수출 모멘텀이 유지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연구소는 한국 경제가 내년 1분기 경기정점에 도달한 뒤 점차 하락해 성장률이 상반기 5.2%,하반기 4.6%의 '상고하저(上高下低) 형태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내수도 괜찮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시 활황과 베이징올림픽 특수로 민간소비가 4.7%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설비투자 7.1%,건설투자가 3.1% 각각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수출증가율은 11%로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국제 금융시장은 물론 국내 금융시장에도 일일점검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경제 불안이 국내에 전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