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박사'신정아씨가 개인파산 상태에서도 삼성증권에 증권계좌를 개설해 5억8000만원을 굴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 돈의 출처와 제3자 지원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권력형비리 게이트 조사 특위 소속 이재웅 의원은 14일 "신정아씨가 2005년 11월과 2006년 3월 모증권사에 증권계좌 2개를 개설해 2억1000만원을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신씨의 주식 투자에 관한 첩보가 당으로 들어와 조사를 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신씨는 우량주 위주로 투자해 지난 12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 금액이 5억8000만원까지 불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신씨는 주식 투자 이후 여러 종목으로 갈아타긴 했지만,현금으로 인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신씨는 당시 빚보증으로 지게 된 채무 1억400만원을 갚지 못한 상태다.

재작년 11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서 개인 회생개시 결정을 받아 매달 180만원씩을 갚아가는 형편이었다.

신씨가 증권계좌를 개설한 때와 파산 결정이 내려진 시점이 겹쳐 신씨가 어떻게 돈을 모아 계좌 2개를 개설했는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개 계좌에 투자한 돈 2억원은 당초 채무 1억400만원을 갚고도 남는 금액이다.

당시 법원은 개인회생 신청자에 대해 채권자의 요청이 있을 때만 실사를 벌이게 돼 있어 신씨 재산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불량자라도 금융계좌 개설하는데 법적문제가 없다고 증권당국은 밝혔다.

한편 서울 서부지검은 이날 문화관광부에서 미술정책을 담당하는 실무자 등을 불러 조사했다.

신씨가 국립현대미술관이 운영하는 미술은행에서 작품추천위원으로 활동하고 국가행사인스페인 아르코아트페어에 큐레이터로 채용된 경위와 이 과정에서 변 전 실장이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이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의 불똥이 문화부로 튀고 있는 양상이다.

검찰은 신씨가 지난해 6월 국립현대미술관이 일반 계약직과 별정직 공무원을 채용할 때 동국대 교수 자격으로 다른 4명의 미술계 인사과 함께 응시자들을 면접심사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신씨가 국립현대미술관이 운영하는 미술은행에서 작품추천위원으로서 활동하며 국가예산으로 구입해 공공기관 등에 임대하는 미술품의 선정을 맡게 된 경위도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신씨가 한국 미술 최대의 유럽 행차인 올해 2월 스페인 아르코국제아트페어의 운영위원을 맡은 것과 관련,검찰은 경력에 걸맞지 않은 공무를 담당한 것이 신씨와 친분이 깊은 고위 공직작인 변 전 실장의 외압 때문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아르코 아트페어에서 주최 측인 스페인이 한국 측 큐레이터인 신씨의 채용을 두고 미리 내정된 인사가 있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문화부 관계자를 상대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정태웅/문혜정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