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파업을 벌여온 현대자동차가 10년 만에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해서 정말 기쁩니다.

무분규 타결을 위해 끝까지 인내하고 노력한 노사 모두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울산지역 노사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강종철 울산노동지청장(58)은 7일 현대차 임·단협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되자 오랜만에 웃었다.

올해 현대차 임·단협이 1997년 이후 10년 만에 무분규로 타결되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우기까지는 노사의 노력이 컸지만 뒤에서 중재에 힘을 실어준 울산지청을 비롯 시민들의 역할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지청장의 경우 2005년 4월 울산에 부임한 이후 이 지역의 노사분규를 해결하는데 역점을 두어왔다.

그는 대형 노사분규가 일어나는 지역에서 근무한 노련한 노사전문가다.

1980년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거제 대우조선을 비롯 부산신선대 부두,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등 대형 사업장에서 노사분규가 터질 때 관할 행정구역 노동지청 근로감독관으로 근무했었다.

올해 현대차 임·단협 과정에서도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다.

그는 "지역 노동행정을 책임지는 지청장으로서 현대차노사가 분규없이 타결하는 역사를 만들어내고 싶었다"며 "노사 양측을 만나면서 물밑에서 조용히 중재에 나섰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무분규 타결의 주역은 역시 노사 당사자"라며 "노사가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하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했기에 무분규 타결이 가능했다"고 무분규의 공을 노사에 돌렸다.

강 지청장은 "윈윈하는 노사협상을 끌어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루한 교섭방식을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현대차 협상 과정에서도 밀고당기기식 교섭에서 벗어나 협상초기에 현장 근로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과감한 사측안을 제시한게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지청장은 "10년 만에 현대차노사가 무분규로 협상을 타결한 것은 우리나라 노사관계에 새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앞으로 우리 노사관계가 변화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 무분규 타결에는 울산노동지청 직원들의 역할도 컸다.

고응규 노사지원과장,김종식 수석근로감독관,신근영 근로감독관 등도 보이지 않게 노사 관계자들을 접촉하면서 애를 썼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