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자금들이 주식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 결과 주요국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고 대신 미국 국채 등 채권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채권은 일정 시간 후에 약속한 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다.

그 가치는 미래 가치를 현재가치로 환산(할인)해 결정한다.

통상 금리가 그런 역할을 하게 된다.

1년 후에 100을 받을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 있다고 하자.지금 이 채권의 가치는 전적으로 이자율에 따라 달라진다.

만일 이자율이 11%라 하면 1년 후 받을 돈 100의 현재가치는 90이 되므로 채권의 가치는 90이 된다.

만일 이자율이 25%라면 어떨까.

1년 후 100을 받는 채권의 현재시점 가치는 80이 된다.

이자율이 높을수록 채권의 가치는 떨어지고 반대로 이자율이 낮을수록 채권의 가치는 높아진다.

이를 거꾸로 해석해보자.1년 후 100을 받게 되어 있는 채권을 90만큼 가격을 지불하고 사들이면 11%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것이고 80의 가격을 주고 사들이면 면 25%의 수익률이 가능하다.

가격이 쌀수록 수익률은 높아지고 비쌀수록 수익률은 낮아진다.

이 모두 받을 돈이 고정된 투자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나 더 지적해보자.금리가 25%인 상태에서 액면가 100짜리 채권을 80에 매입하였다.

그런데 금리가 갑자기 떨어지면서 11%가 되었다면 채권의 가격은 90으로 상승한다.

이 변화가 갑작스러운 변화였다면 이 투자자는 잠깐 사이에 80짜리가 90이 되므로 12.5%의 수익률을 기록한다.

숫자가 비현실적이기는 하나 채권을 중간에 사고 팔 경우 이처럼 금리가 높을 때 사들여서 낮을 때 팔면 고수익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이제 예를 바꾸어보자 A발행 채권과 B발행 채권이 모두 1년 후 100을 주는 채권이라 하자.그런데 A는 정부이고 B는 위험이 있는 기업이라 하자.위험이 없는 정부가 발행한 A채권의 가격은 당연히 B채권보다 비싸다.

이제 A채권 가격이 90이고 B채권가격은 80이라 하자.이 경우 위에서 본 대로 A채권의 수익률은 11%이고 B채권의 수익률은 25%이다.

B 채권의 수익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B가 파산하여 원금을 못 갚을 위험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A채권의 수익률은 무위험 수익률이므로 B채권 수익률 25%는 무위험 수익률 11%에 14%의 스프레드가 붙은 셈인데 바로 이것이 흔히들 가산금리라 부르는 부분이다.

B의 파산위험은 이처럼 무위험대비 가산금리를 통해 표출이 된다.

채권은 가격보다는 수익률로 나타내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으므로 90이나 80보다는 11%나 25%로 나타내는 것이 보통이다.

가끔 언론에 등장하는 개념 중에 외평채 가산금리라는 것이 있다.

이는 한국정부가 발행한 채권 수익률이 미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 수익률보다 얼마나 높은가를 보여주는 숫자다.

위험이 클수록 채권 값은 떨어지고 수익률은 높아지면서 무위험 채권대비 가산금리는 높아진다.

하이일드 펀드라는 이름의 펀드의 경우 소위 투기등급으로 분류된 채권이 포함된다.

따라서 하이일드,곧 고수익률 펀드는 하이리스크 펀드이기도 하다.

최근 문제가 된 서브프라임 사태도 마찬가지다.

헤지펀드들이 사들인 채권은 일종의 하이일드 채권들이다.

비우량 대출자로부터 원금과 이자를 받을 권리를 내포한 후순위 담보부 채권을 샀다가 큰 손실이 난 것이다.

호경기에는 짭짤한 수익률이 나지만 경기가 나빠지면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몇 년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부도가 난 진로의 회사채를 원금의 약 20%에 인수한 적이 있다.

말하자면 1년 후 100 받을 권리를 20에 산 셈이다.

원금을 못 받을 가능성 때문에 이처럼 낮은 가격에 거래가 가능했는데 결국 진로가 정상화되고 하이트에 인수됨으로써 원금을 회수하여 대박을 터뜨렸다.

수익률이 400%가 된 셈이다.

장기채권 중에는 만기까지 사이에 이표 내지는 쿠폰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상황은 조금 복잡해지지만 근본적인 것은 동일하다.

예를 들어 "액면가 100,쿠폰 10%,만기 3년,이표 1년마다 지급"의 조건을 가진 채권이 있다고 하자.이 채권도 받을 돈이 미리 정해져 있기는 마찬가지다.

3년간 매년 10, 10,110을 준다.

이 경우 이 채권의 가치는 현금흐름을 할인해서 정해진다.

이때 채권가격이 100으로서 액면가와 동일하면 채권의 만기수익률은 이표율과 같은 10%가 된다.

즉 채권가격이 액면가와 같으면 수익률은 이표율과 동일해진다.

이를 파 본드(par bond)라 한다.

반대로 채권가격이 100보다 낮으면 만기수익률은 10%보다 커지고 100보다 높으면 10%보다 줄어든다.

하여간 받을 돈이 고정되어 있으므로 가격이 쌀수록 수익률은 높아지고 가격이 높을수록 수익률은 낮아진다.

펀드에 이미 채권이 편입되어 있으면 금리가 하락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보유채권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만일 금리가 상승하면 보유채권의 가치가 하락하므로 펀드수익률은 악화된다.

채권을 고정수익증권( fixed-income securities)이라 한다.

받을 돈이 정해진 안전자산인 셈이다.

받을 돈이 정해진 자산의 가치는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서울시립대 교수 chyun@uo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