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고위험 펀드'(일명 하이일드 펀드)가 금융 자산이 많은 거액 자산가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분리과세 혜택 적용 범위가 '1인당 1억원'이 아니라 '펀드당 1억원' 이라는 해석이 알려지면서 조금이라도 세부담을 덜어 보려는 세테크의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수요에 맞춰 은행들도 금융종합소득과세 대상인 PB(프라이빗 뱅킹)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관련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분리과세 범위 '펀드당 1억원'

하이일드 펀드란 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국공채와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고 10% 이상은 'BB+'급 이하 투기등급 채권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상품이다.

투기등급 채권을 편입해 위험성이 높은 대신 일반 채권형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

순수 채권형과 주식에도 일부 투자할 수 있는 혼합형이 있다.

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고수익·고위험 펀드는 현재 11개 운용사의 27개 상품이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판매 중이다.

지난 달 29일 현재 설정액은 7255억원으로 올 들어 채권형 펀드(혼합형 포함)에서 8조2000억원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간 점에 비춰볼 때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이일드 펀드의 판매 호조는 세제 혜택에 따른 것이다.

2009년 말까지 가입해 1년 이상 투자하면 펀드당 1억원 한도 내에서 15.4%의 일반 과세가 아닌 6.4%(주민세ㆍ농특세 포함)의 저율 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들은 분리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특히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분리과세 혜택 적용 범위가 '1인당 1억원'이 아닌 '펀드당 1억원'이란 점이 알려지면서 추가로 가입하는 거액 자산가들이 잇따르고 있다.


◆일반 투자자에겐 매력 적어

시중은행들도 '분리과세 혜택'에 초점을 맞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거액의 PB고객들을 상대로 하이일드 펀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주말부터 동양투신이 운용하는 '동양분리과세 고수익고위험 채권투자신탁 2Y－2호'의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우리CS자산운용과 손잡고 '우리CS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 채권혼합1호'를 판매 중인 우리은행도 조만간 다른 운용사들의 상품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외환은행도 하이일드 펀드 판매를 검토 중이다.

시중은행들이 판매하는 하이일드 펀드는 안정성 위주로 투기등급채권 비중을 최소한으로 낮췄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우리은행의 '우리CS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 채권혼합1호'는 지난달 29일 현재 3개월 실현수익률이 1.22%로,연율로 환산하면 4.88%에 불과하다.

정기예금 평균 금리 수준이다.

농협이 판매 중인 농협CA투신운용의 상품들은 수익률이 비교적 높은데 이는 주식에도 일정 부분 투자하기 때문이다.

김은정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하이일드 펀드는 세율이 낮긴 하지만 위험 대비 투자수익률을 감안할 때 일반 투자자들에겐 적합하지 않다"며 "다만 연간 금융소득이 4000만원이 넘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거액자산가들은 분리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