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상승에 대한 거품 논란이 일고 있지만 과거 40년간의 증시 흐름에서 보면 지금 주가 상승 속도는 매우 완만하며 추가 상승 여력 또한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동부증권에 따르면 1966년 이후 40여년간 국내 증시의 대세상승장은 모두 8번에 걸쳐서 나타났다.

대세상승장에서의 수익률을 따져보면 1985년 5월 이후 4년간의 강세장에서 지수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1985년 5월 당시 131.15포인트였던 코스피지수는 1989년 4월 1015.75까지 올라 674.5%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1970년 7월부터 1973년 7월까지의 강세장과 1998년 6월부터 2000년 1월까지의 강세장에서 상승률은 각각 488.8%,284.4%에 달했다. 이에 비해 코스피지수가 전인미답인 1700선까지 오르면서 버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지금의 강세장에서 지수 상승률은 이보다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강세장이 시작된 2003년 3월(지수 512.3포인트)부터 최근까지 4년여간 코스피지수는 242.2% 올라 상승률에서 역대 4번째에 랭크됐다.

신성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버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1700이란 숫자에 부담을 느낀 심리적인 요인일 뿐"이라며 "과거 40년간 장기 차트를 펼쳐보면 2003년 이후 4년간의 강세장에서의 주가 상승 속도는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주가의 저평가 여부는 금리와의 비교 관점에서 파악하는 게 가장 타당하다"며 "주가 밸류에이션 지표인 실질 PER(주가수익비율)와 금리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이론 PER의 상관관계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의 예상 PER는 12배 정도인데 비해 금리 수준을 감안한 이론 PER는 18배 수준으로 두 지표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