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10일 발표한 '중등학교 체육·예술교과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방식 개선안'의 가장 큰 특징은 고등학교와 중학교의 내신평가가 모두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이뤄진다는 것.'우수-보통-미흡' 3단계로 학생들을 분류하지만 절대평가인 만큼 교사의 재량에 따라 학생 전원이 우수 등급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예체능 교과의 성적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일선 교사들은 개선안이 확정돼 예체능 과목 평가 방법이 절대평가로 바뀔 경우 대다수의 학교에서 '예체능 내신 부풀리기'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노원구 관내 한 고등학교의 3학년 담임교사는 "2007학년도까지 내신제도가 대학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한 것은 절대평가로 시험이 치러져 내신을 쉽게 부풀릴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예체능을 절대평가 과목으로 묶어둘 경우 학생들의 국·영·수 공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일선학교들이 학생들에게 후한 점수를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예체능 과목 교사들과 관련 학과 교수들은 이번 방침에 대해 "사실상 내신에서 예체능을 제외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예체능 과목이 국·영·수에 밀려 홀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절대평가 제도마저 도입되면 예체능 과목들이 고사 위기로 내몰릴 것이라는 뜻이다.

이홍수 한국교원대 음악교육과 교수는 "중등교육에서 평가의 부정은 교과의 부정을 뜻하며 내신 제외는 교과의 붕괴를 초래한다"며 "학생들이 예체능을 휴식과 오락의 교과로 인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김양옥 교육부 초중등교육정책과장은 "현재 입시에 예체능을 반영하는 대학이 10여곳에 불과한 만큼 새 제도가 예체능을 잘 하는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예체능 과목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