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새삼 제약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비아그라(화이자), 시알리스(릴리), 레비트라(바이엘)가 삼분하고 있던 시장에 지난해 동아제약이 뛰어들어 사업 첫 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하자 종근당도 이에 질세라 야일라라는 제품으로 2월 시장에 가세했다.

여기에 SK제약도 곧 신약을 통해 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바야흐로 발기부전 치료제 춘추전국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업계의 움직임과는 별개로 소비자들은 이들은 개별 제품별 효능에 대한 정보에서 여전히 소외돼 있다. 업체측이 의약품 승인을 위해 실시하는 임상 조사결과 외에는 별다른 정보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Prosumer는 처음으로 5개 제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와 발기부전으로 남모르게 고민하는 중년 남성 심층 인터뷰, 전문가의 속설 검증 등을 실시했다. 객관적인 정보에 목말라 하는 실소비자와 잠재 소비자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이성을 찾는다’

남성에게 있어 성적(性的) 능력은 이 같은 속설이 입증하듯 남성의 포기할 수 없는 본능이자 남성 능력의 가늠자로 여겨져 왔다. ‘수컷의 한계’라는 비아냥과 가부장 체제의 낡은 산물이라는 조롱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성적 능력’에 대한 가치가 유효하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지위고하를 막론한 성적 능력에 대한 남성의 관심은 명예와 돈, 권력에 대한 추구 만큼이나 질기고 오래된 집착이다.

의학적으로 남성의 성적 능력은 40대 중반을 지나며 급격한 쇠퇴를 맞는다. 비뇨기과 전문의 이윤수 원장(명동비뇨기과의원)은 “발기력 감퇴는 사람이 나이가 들면 늙는 것처럼 너무도 당연한 자연의 순리”라고 말한다. 문제는 노화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도전이 지속되는 것처럼 발기력 감퇴를 막기 위한 인간의 노력도 부단하게 지속된다는 사실이다.

현재까지 과학(의학)적으로 입증된 발기부전 치료법은 경구용(먹는다는 뜻) 발기부전 치료제와 주사제, 그리고 수술을 통한 음경 보형술이 꼽힌다. 이 중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고 그만큼 오▪남용되고 있는 약품이 바로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다.

1998년 화이자 제약이 개발한 ‘먹는 발기부전제’ 비아그라의 탄생은 지구촌 사람들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제품 출시 후 4000만 명이 이용하는 빅 히트를 기록했다. 이어 바이엘과 릴리 같은 제약사들도 레비트라, 시알리스 같은 발기부전제 개발에 성공, 경구용 발기부전제 치료제는 전세계 시장에서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글로벌 제약사의 과점시장이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시장이 한껏 뜨거워져 있다. 자이데나는 시장 진입 원년인 2006년에만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에 자극 받은 종근당도 지난 2월 야일라를 출시하며 발기부전 치료제 경쟁에 가세했다. 업계에서는 SK제약도 곧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점 시장 체제에서 경쟁 시장 체제로 탈바꿈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가장 큰 현안은 다름아닌 ‘짝퉁 치료제’가 판을 치는 ‘블랙마켓’에 대한 대응이다. 주로 중국과 일부 동남아시아에서 만들어지는 이들 제품은 정품 제품의 절반 또는 30%의 가격으로, 제품 모양은 물론 색상과 로고까지 비슷하게 만들어져 있다. 시장 선두업체인 한국화아자는 “가짜 비아그라로 대표되는 블랙마켓이 정품 제품 시장마저 위축시킨다”고 하소연이다. 업계에서는 블랙마켓의 유통 규모가 정품 제품의 유통 규모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고 있을 정도로 사태는 심각하다.

업계에서는 먹는 발기부전제 시장 규모를 700억~800억원 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간 5% 정도씩 성장하고 있는 현재의 추세를 감안하면 연간 1000억원 규모의시장이 되려면 4-5년이 걸리는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먹는 발기부전제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 시장은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약계는 발기부전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 중 10%만이 의사의 처방을 통한 정품 발기부전제를 먹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블랙마켓 대신 정품 유통망에서 구매하게 되면 시장을 비약적으로 커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권오준·오성택·임상택·이정환 기자 jun@prosume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