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외자 유입발(發)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알렉세이 울유카예프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는 20일 카잔에서 열린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연례총회 참석 중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로 유입되는 외자가 급증하면서 인플레 우려가 가중되고 루블화 평가절상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울유카예프 부총재는 올 들어 3월 말까지 외자가 순유입 기준으로 130억달러에 달한 데 이어 4월 한 달에만 170억달러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추세를 감안할 때 이달 말까지 외자 유입 규모가 4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당초 300억달러로 잡았던 올해 전체 외자 유입 규모를 35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지만 이달 말까지 유입액이 이를 돌파할 것이란 분석이다.

러시아로 외자가 몰리고 있는 것은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러시아 경제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통화정책 관리들은 그간 외자 유입이 300억달러에 달하면 루블화에 5%가량의 평가절상 압력이 가해지는 것으로 분석해왔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지난해 9%였던 '인플레 목표치'를 올해 8%로 낮춰 잡았으나 이미 첫 4개월 사이에만 4% 정도가 된 상황이어서 하향 조정한 목표치를 달성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수석경제보좌관인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는 20일 "중앙은행이 올해 루블화 실질 평가절상 수준을 5%로 제한하려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