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은퇴 준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78.6세.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정년은 56.8세다.

은퇴 후에도 20년은 더 산다는 얘기다.

은퇴 후 실버기가 전체 인생의 '4분의 1'에 달하는 셈이다.

자식의 부양률이 떨어지는 데다 국민연금 수령액도 갈수록 줄어든다.

풍요로운 노후를 젊은 시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하루라도 일찍 시작하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30세 동갑내기 부부가 은퇴 후 서울에 거주하면서 '평균적인 노후생활'을 할 경우 60세에 가져야 할 노후생활비 총액은 5억3109만원(연 평균 물가상승률 3%로 가정)에 달했다.

그렇다면 이런 돈을 보유하기 위해선 매월 얼마만큼을 투자해야 할까.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30세 동갑내기 부부의 경우 매달 56만원씩을 모아야 한다.

이에 비해 40세의 서울 거주 동갑내기 부부는 매월 91만원을 투자해야 한다.

노후 대비 투자를 10년 일찍 시작하면 매월 투자 금액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노후 준비를 하루라도 일찍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노후에 대한 투자는 아무리 일찍 시작해도 이르지 않다.

◆수입의 일정 부분을 꾸준히 투자하라

젊은 시절부터 수입의 일정 부분을 노후 자금으로 적립하는 것이 은퇴 준비의 왕도라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만일 당신이 26세에 취업한 이후 소득 중 10%만 꾸준히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통계청의 우리나라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을 기분으로 할 때 20대에는 월 26만원, 30대 초반에는 조금 늘어난 월 29만원, 40대 초반에는 31만원을 적립할 수 있다.

이는 말 그대로의 우리나라 보통 가구의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한 액수다.

이를 꾸준히 수익률 11%의 적립식 펀드(적립식 투자를 전제했을 경우 지난 25년간 주식시장의 연평균 수익률) 등에 투자한다고 치자. 이 경우 당신이 퇴직하는 56세에는 당신의 금융자산 잔액은 8억원으로 불어난다.

젊었을 때부터 수입의 10%를 꾸준히 적립한다면 풍요로운 노후를 즐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의 일반 가계는 과도한 교육비 부담과 무리한 내집 마련 등으로 정작 본인의 노후 대비를 위한 저축은 거의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제부터라도 은퇴 준비를 인생의 가장 중요한 재무 목표 중 하나로 설정하고 수입 중 일부를 별도록 떼어내 꾸준히 투자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실버기의 자산관리

은퇴를 앞둔 실버기에는 풍요로운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자산 운용이 재테크 키워드다.

수익성보다는 안전성과 환금성을 중시하는 '안전 제일' 전략이 바람직하다.

생활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자 지급식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지출이 필요한 시기에 따라 예금의 만기와 이자 받는 방법을 정해 예금에 가입해야 한다.

또 매월 필요한 적정 생활비를 정해 생활비는 매월 이자를 받는 상품에, 그 이상의 금액은 만기 일시에 이자를 받는 상품에 가입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예금에 가입할 때는 이자에 대해서는 완전 비과세되는 생계형 저축으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노후에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비상사태에 대비해 비상금으로 1000만원가량은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어야 한다.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할 때 필요한 비상자금은 보험으로 해결하고, 평소 마련해 둔 노후자금은 노후생활을 안락하게 보내는 데 사용하기 위해서다.

부동산에 투자하더라도 월 수입이 보장되는 수익성 부동산이 바람직하다.

임야나 논, 밭, 나대지 등 무수익성 부동산은 수입이 없고 환금성도 낮기 때문에 노후 투자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