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는 25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1차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와우엠지 설융석 대표(37)가 2차 최종 도덕성 평가를 통과해 설 대표를 패자부활 벤처기업인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서울 장안동에 본사를 두고 있는 와우엠지는 유치원과 초ㆍ중학교 교사 대상의 교육용 CD를 개발하는 업체다. 설 대표는 앞으로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자금지원(신청자금 5억원)을 받아 벤처기업인으로 재기에 나서게 된다.
설 대표는 '1호 패자부활 벤처기업인'으로 확정된 직후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회사의 기술력과 개인의 도덕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돼 정말 기쁘다"며 "젊은 패기로 당당히 재기에 성공하겠다"고 굳은 재기의지를 밝혔다. 그는 세 차례나 사업에 실패하며 신용불량자로까지 전락했다가 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전형적인 패자부활 모델로 평가된다.
설 대표는 1998년 현대자동차 영업사원을 그만두고 자본금 2000만원으로 중학교 국어와 도덕 교사 대상의 교육용 CD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사업 확장 과정에서 1억3000만원의 빚을 지며 처음 실패를 경험했다. 2000년엔 특허를 받은 '길거리농구 경기대회 개최 및 회원관리' 비즈니스 모델로 기보와 신용보증기금의 지원을 받아 사업화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자금을 다 까먹었다. 이어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2002년 말 세 번째 도전한 TV홈쇼핑 판매사업도 3억여원의 빚만 져 접었고 결국 신용불량자가 됐다.
그는 "당시 빚(사채 포함)만 4억원이 넘었다"며 "이자를 갚기 위해 카드로 돌려 막았고 이도 여의치 않아 부모님 집까지 팔았다"고 말했다. 외판원 생활로 빚을 갚아 나간 덕에 2004년 말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난 설 대표는 이듬해 유치원과 초ㆍ중학교 교사 대상의 교육용 CD 개발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와우엠지는 지난해 매출 20억원을 올리며 이 분야 시장점유율(약 40%)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설 대표는 올해 패자부활을 통해 지원받는 자금으로 논술교육 시장에 본격 뛰어들어 확실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교사 대상의 교육용 CD 개발은 시장이 작아 성장에 한계가 있어 학생을 대상으로 한 논술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그동안 교육용 CD를 약 5000여편 제작한 노하우를 살린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오는 7월 중 서울 서초동에 통합교과 방식의 논술학원을 연다. 연말까지는 서울과 의정부 등 수도권에 7곳의 논술학원을 더 내고 내년에는 전국에 100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설 대표는 "당장은 초등학생 대상의 논술학원을 운영하고 3~4년 후에 중ㆍ고등학생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 대표는 또 "최근 중국의 IP통신 업체와 e러닝 교육사업 협약을 맺고 다음 달 선양에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원 17명인 이 회사의 올해 매출 목표는 60억원이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벤처패자 부활제도 시행 이후 첫 수혜자가 나온 만큼 더 많은 실패한 벤처기업인들이 재기 프로그램에 참여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