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저는 10년차 대기업 화학연구소 연구원입니다. 대학원 석사 과정까지 마치고 곧바로 연구원으로 입사했습니다. 실험을 한번 하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을 만큼 일에 몰두했지만 이제 와서 후회가 됩니다.

당장 실적이 나지 않아 구조조정 얘기만 나오면 불안에 떨어야 하는 연구원 생활을 그만두고 다른 분야로 전직하고 싶습니다. 제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A) 연구소에 계신 분이라면 대부분 공감하는 질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학사나 석사 학위만 가지고 연구소에 입사한 분들이 이러한 고민을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연구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실제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 데다 뒤늦게 학업을 하자니 현실적인 상황이 여의치 않죠.그렇다고 영업,마케팅 등 다른 분야의 일을 하고 싶어도 관련 경력이 없어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이런 경우 가장 현명한 선택은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자신의 성향과 근무성과는 무엇보다도 현재 소속된 기업에서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이·전직을 통해 다른 회사에서 새 직무를 맡아 일하는 것을 꿈꾸지만 실제로 개인에게 너무 큰 변화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과거 경험과 성과를 갖고 관련 분야로 진출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판단입니다.

실제 기술영업과 같은 분야는 영업 테크닉보다 상품에 대한 지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연구직 인력들이 자연스럽게 영업과 마케팅으로 입문하는 경로가 됩니다.

IT 분야의 경우 컨설팅과 같은 직무가 대표적이죠.

그러나 직무를 바꾸면서 다른 기업으로 이직을 하려고 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해당 분야에서의 업무 능력이 입증되지 않은 경력자를 채용해야 하므로 아무래도 기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일단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선택해 재직 중인 회사를 상대로 직무 전환을 신청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생각입니다.

다른 회사로의 이직은 회사에서 충분히 경험을 쌓고 난 뒤 해도 늦지 않습니다.

자신의 이·전직과 그 시기,그리고 분야를 결정할 때 자신의 판단 못지 않게 균형감각도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정유민 경력개발 컨설턴트

정리=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